여름의 어느 날, 시일 고등학교에서는 문화제가 열립니다.그런데 이 문화제, 어째 호락호락하지 않은걸요?쏟아지는 축제 준비 위원회 업무, 끊이질 않는 불온한 사고,심지어 갑자기 찾아온 낯선 손님까지!과연 우리는 무사히 축제를 끝마칠 수 있을까요?
어렴풋하게 낯선 목소리가 머리맡에 앉아 자장가를 불러주듯 나직하게 들려옵니다.
목소리는 소음에 묻혀 차츰차츰 사라져버립니다.
아주 가까이에 있는 그의 음성이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야화:
정신
기준치: |
50/25/10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시야가 탁 트이고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고개를 들면 위에서부터 추락하는 육중한 크기의 간판을 볼 수 있습니다.
몇 층 위에서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당신을 내려다보는 두 명의 동급생이 보입니다.
야화:
민첩
기준치: |
50/25/10 |
굴림: |
56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은 반사적으로 머리를 감싸고 둥글게 웅 크립니다.
찰나의 순간에 어린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기억이 흘러들어옵니다.
질끈 감은 두 눈을 뜨고 도와준 사람의 정체를 확인하면…….
당신에게 손을 내밀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군요.
야화:...으응. 난 괜찮아. 그것보다...너는 괜찮아...? 안 다쳤어...?
부산스럽게 움직이던 학생들은 야화의 주변을 둘러싸고 말을 걸며 옷을 털어줍니다.
학생:나야 쌩쌩하지! 이래봬도 체육부인데. 안 다쳐서 다행이다!
병원에 가보지 않아도 괜찮냐고 묻는 사람도 있습니다.
. 반 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간판이 떨어진 위층을 올려다보니,
야화:(괜찮다고 친구들을 달래면서 위를 보니 무언가 작은 게 슥 지나갔어. 날다람쥐...? 그런데 날다람쥐가 간판을 떨어트릴 수 있나...?)
학생:정말 미안해! 달고 있던 간판이 갑자기 그쪽으로 떨어질 줄은….
야화와 눈이 마주친 두 사람의 학생들도 내려와 연신 사과합니다.
처참한 몰골로 망가진 간판은 당장 기간을 맞추기엔 촉박해 보입니다.
야화:일부러 그런 게 아닌 거 알아. 정말로 나 괜찮다니까...! 이것봐 이렇게 멀쩡하게 걷잖아. 그나저나 간판이...
학생:...그치만... (간판의 몰골을 봄...)
사고를 친 당사자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잔뜩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매년 시일 고등학교에서 열리는 유서 깊은 축제입니다.
이틀간, 시일제에서는 학년, 학급, 동아리마다 각양각색의 부스를 준비해 초대받은 외부인들에게 선보입니다.
그 규모와 완성도는 지역의 자랑거리로 여겨질 정도로 훌륭하다네요.
성공적인 시일제의 개최를 위해 시일고는 지역의 여러 가게들에게 후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야화는 제비뽑기에서 꽝을 뽑아 축제 준비 위원회에 선발되었습니다.
축제를 준비하며 즐거운 일도 분명히 있었지만, 잦은 회의와 육체적인 노동에 시간을 많이 빼앗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축제 한 달 전부터 계속되는 회의와 시험공부, 동아리 업무…….
야화의 몸과 정신은 지칠 대로 지쳐있었죠. 잠시 정신이 멍해진 것도 과로가 원인일 게 뻔합니다
마지막 날 축제가 끝날 때 터뜨리는 폭죽은 유명한 장인의 것이라 대단히 아름답다고 합니다. 그것과 별개로, 시일제의 불꽃놀이에는 특별한 전설이 있습니다.
축제의 마지막 불꽃은 재회의 상징, 굳건한 지표로, 불꽃놀이가 끝날 때까지 함께한 사람들은 만나고자 한다면 반드시 다시 만난다고 합니다.
멋진 전설과 아름다운 불꽃. 이제는 시일제의 상징이 되어버린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며칠 전부터 이곳에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내일부터 지겹도록 일하게 될 게 뻔하니, 오늘 하루는 지친 몸을 쉬어두는 편이 나을 거예요.
위원회장이 당신의 등을 두드리며 돌아갈 것을 권합니다.
야화:진...진짜로 돌아가도 되는 거 맞아? 간판이 망가졌는데 사람이 하나라도 더 있어야 하는 게...
축제 위원회장:그럼 도와줄래? 말리지는 않을게.
야화:다 같이 하면 빨리 끝날 테니까... 도울게...! 빨리 하고 다들 집에 가서 쉬자.
근력
기준치: |
40/20/8 |
굴림: |
2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야화는 완벽하게 못을 박았습니다. 깔끔하네요!
야화:(뿌듯! 타이쿤 게임이었으면 100원 벌렸을 솜씨!)
야화:
손놀림
기준치: |
10/5/2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야화:...마르면 다시...그...칠해줄 사람...?
손놀림
기준치: |
50/25/10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야화:(그리고 진짜 잘했음... 더 할 말 없음...)
야화:(나는 실패작이래... 쓸모없는 아이래...)
이제 우마무스메의 힘으로 다시 간판을 잘 걸기만 하면 되겠죠?
승마
기준치: |
5/2/1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아이고... 야화는 우마무스메를 12착시킵니다.
야화:...(나 트레이너하면 안 되겠다...)
승마
기준치: |
50/25/10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야화:...? 그... 혹시 하와이에서 아버지한테 배우기라도 했어...?
1착!!!!!!!!!!!!! 하와이에서 아버지에게 배운 실력으로 완벽하게 간판을 겁니다.
축제 위원회장:전생에 말이라는 생각 그만 해라.
이제 야화는 집으로 룰루랄라 도망칠 수 있습니다.
야화:그러면 간판은 다 고친 거 같으니까 이만 갈게...!(하와이 경주마...라는 생각 자꾸 못 지움)
그렇게 몸을 돌리면 축제 준비가 끝나가는 학교의 정경이 눈에 담깁니다.
그 부분만 제외하면 준비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합니다.
풍선과 꽃으로 예쁘게 장식된 깃발이 초여름 바람에 나직하게 흔들립니다.
야화:힘들긴 했지만...꾸며진 거 보니 엄청 이쁘다...
<시일제> 라는 또렷한 세글자가 일그러졌다 펴지며 어느덧 축제가 성큼 다가왔음을 알립니다.
아무튼, 야화는 무거운 가방과 지친 몸을 이끌고 귀가합니다.
아름답게 물들던 하늘이 색과 빛을 차츰차츰 빼앗기고,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두 아이가 조곤조곤 대화하며 당신의 곁을 지나갑니다.
야화:
듣기
기준치: |
50/25/10 |
굴림: |
64 |
판정결과: |
실패 |
방구 뿡!
똥~
야화:...(딱 그나이에 맞는 대화네! 참 건강하고 씩씩한 아이들 인가봐!)
───⋆ ☄︎. ·˚ ⼀⽇ ⋆ ☄︎. ·˚ ───첫 만남
야화:
관찰력
기준치: |
50/25/10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야화는 흐릿한 가로등 아래에서 낡은 종이상자를 발견합니다.
종이상자 안에는 대충 구겨 넣어진 묘한 생김새의 동물이 있습니다.
여우같이 생겼는데, 나비모양 머리핀을 하고 있네요.
동물은 어딘가 다친 듯 힘없이 눈을 감은 채 쌕쌕거리고 있습니다.
야화:어라...? 누가 버리고 갔나...? 아가야. 어째서 여기에 있니...?(추욱 늘어진 여우로 추정되는 아이를 보기 위해 상자 앞에 쪼그려 앉았어.)
주인의 손을 탄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 흔한 이름표라거나 '잘 키워주세요'라는 문구조차 없습니다.
야화:...! 세상에 다친 거야? 길고양이나 강아지들이랑 싸웠니?(머뭇거리다가 손을 살짝 내밀었어. 물려나...?)
여우는 반응이 없습니다. 아마도 자고 있는 것 같아요.
바닥에 대충 깔린 퍼석퍼석한 신문지는 도저히 회복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습니다.
다친 동물을 이곳에 이렇게 방치해도 괜찮은 걸까요?
더군다나 이 길은 밤이 늦으면 취객이 다니기도 한다던데…….
야화:누가 함부로 염색시키고 놀다가 버린 건가봐... 가여워. 여우인 거 같은데...(가만 냅두면 이대로 길거리에서 죽을 것만 같았지. 결심했어! 데리고가서 잘먹이고 돌봐준 뒤 방생하자!)
야화:아가야. 혹시 나랑 같이 가지 않을래? 여기 혼자 있기에 너무 위험해. 내가 꼭 네 서식지에 맞는 곳 찾아서 놓아줄게...!
여우는 여전히 자고 있는 듯 대답이 없습니다.
야화:으음... 많이 피곤한가보다. 내가 말 너무 많이 걸었나보구나.(조심스레 상자를 안아들었어.) 읏챠... 집에 고기가 있나...? 없으면 뭐 줘야하지... ...개구리 못 잡는데...
야화가 상자째 번쩍 들면 이상하게 무겁습니다.
마치 동물의 몸무게가 보기보다 훨씬 더 나가는 것처럼요.
야화:...으으 무거워... 여우가 원래 이렇게 무거운 동물이었나...?
여우야 혹시... 몸에 추달고 다녀?(순수한 질문...)
야화:으음...이게 아닌가...?(좀 버겁지만 열심히 낑낑 거리면서 옮김...) 한동안 같이 살 거 같은데... 우리 집이 네 마음에도 들었으면 좋겠다. 아주 넓지는 않지만... 못 지낼 정도는 아닐 거야...!(어쩐지 홀로 집에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은지 말이 많아졌어.)
야화:
근력
기준치: |
40/20/8 |
굴림: |
63 |
판정결과: |
실패 |
야화는 세 발자국마다 상자를 내려놓고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휴식을 취합니다...
야화:무... 무거워... 미 미안해 여우야... 조금만 쉬다가 갈게...?
(체력 좀 더 키울 걸...)
야화:(쉬기 위해서 잠시 웅크리다가) 그나저나 뭐라고 부를까? 계속 여우야, 아가야 라고만 하면 심심하잖아.
야화:그래도 아직 숨은 착실히 쉬니까... 빨리 집가서 쉬면 더 호전될 거야. 그치? 으음 그래 이름은... 민트...? 호돌이...? 나비야...?(괴악한 작명만 줄줄줄...)
(아르르르르르르르르르륵)
어쨌든 그렇게 열심히 옮기다 보면... 마침내 야화는 집에 도착합니다.
야화:싫어...? 민지? 영희...? 철수...?(이름 줄줄 늘어놓는데도 영 반응 없는 네 모습에 한참을 고민하다가 느닷없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간 단어를 말했어.) ... 시린?
자기 전까지 바라는 대로 행동할 수 있습니다.
응급 치료 키트는 야화가 잘 아는 그곳에 있고,
먹이로 줄만한 음식은 냉장고를 열거나 찬장을 뒤지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야화:마음에 들어?(안 아르릉 거리는 거 보고 활짝 웃었어.) 시린- 시이-린.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다.(잠시 웃음 소리를 내곤) 집에는 어차피 나밖에 없으니까. 마음대로 돌아다녀도 괜찮아. 왜냐하면 부모님 두 분 다... 뭐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니까. 일단 치료부터 하고 밥 먹을까?
여우의 귀가 다시 추욱 꺼집니다. 잠에 들었나 봐요.
야화:치료하기 싫은 건가...? 그래도 치료는 해야지.(응급 치료 키트를 꺼내서 들고왔어.) 시린- 착하지? 잠깐 소독할 때는 아플 수 있지만 참아야 해?
야화:(약 발라주고... 피 닦아주고...붕대를 감아주고... 아 맞아...!)
(물티슈도 들고와서 조금 더러운 부분들 복복 닦아줌. 발바닥 복복복...)
야화:이제 됐다. 기운이 나면 원하는 만큼 돌아다녀도 괜찮아. 그러고보니 배변패드가 없네... 이따 신문지 주워서 구석에 깔아줘야 겠다.
(어디서 대충 주워 배운 길고양, 멍멍이 데려왔을 때 대처법 적극 활용 중...) 그러면 밥 먹을까? 대충... 고기 삶아서 주면 되겠지?
야화:시린 기다려봐...! 내가 맛있게 삶아서 줄게...!
야화:
손놀림
기준치: |
10/5/2 |
굴림: |
58 |
판정결과: |
실패 |
야화:(오늘도 대차게 말아먹은 과도하게 삶아서 뭉그러져버린 흐물흐물 닭고기!)
야화:으음...그... 그래도...(슬쩍 먹어봄. 이게 고기인가 뭔가 싶지만 맛...맛은 그래도 멀쩡하다!) 먹...어도 안 죽으니까 걱정마! 나도 먹었는데 멀쩡해...!
(나름 식히고 접시에 이...쁘게 담아서 코앞에 내밀어줌)
이만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주는 게 낫겠습니다.
야화:시-린- 밥 먹어야 빨리 빨리 낫지...!
(한숨 포옥 쉬고는) 이건 옆에다 둘게 배고프면 먹어야 해?(다른 접시 꺼내서 물 받아다 옆에 두곤) 목 마르면 물도 마시고... 나는 잘게.
야화:(고민하다가) 같이 잘래 시린?(자고 있느라 들을리도 없겠지만... 그냥 별 생각없이 서두를 던졌어.)
야화:(자고 있는 애한테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농담이야. 푹 자. 좋은 꿈 꾸길 바랄게.(불을 끄고 제 침대로 걸음을 옮겼어.)
머리를 베개에 대자마자 그대로 머리부터 시트 위로 녹아 내리는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잠에 빠지는 데에는 10분도 걸리 지 않습니다.
멀어지는 의식 너머에서부터 익숙한 소리가 들립니다.
야화:
듣기
기준치: |
50/25/10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야화가 늘 소지하고 다니는 방울 목걸이의 소리입니다.
반딧불이가 가득한 곳에서 야화는 누군가의 손을 잡고 거닐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야화를 정말로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입니다.
그는 야화의 목에 방울이 달린 목걸이를 걸어주며 이렇게 말합니다.
“인연을 소중히 하렴, 야화. 만일 네가 낯선 곳에서 길을 잃는다면 무 조건 반딧불이 빛을 따라가라. 그 빛을 따라가면 말이지……."
야화는 섬뜩한 냉기에 반사적으로 잠에서 깨어납니다.
당신은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의해 완 전히 압박당하고 있습니다.
야화:(가...가위? 치고는 너무 이상한데...)
어둠 속에서 형형히 빛나는 짐승의 두 눈과 마주칩니다.
당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세월을 살아온 괴물의 눈은 마치 살아있는 불처럼 타오르고 있습니다.
괴물의 형형한 눈빛이 야화를 한순간에 집어삼킬 것처럼 번뜩입니다.
야화:
SAN Roll
기준치: |
50/25/10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내내 구름에 가려져 있던 달빛이 창문 내부로 비쳐 들어옵니다.
물이 차오르듯, 실내에 푸르스름한 달빛이 번져나가 차츰차츰 시야가 밝아집니다.
야화의 뺨 위로 가느다란 빛줄기가 내려옵니다.
그와 동시에 어둠 속에 있던 인영은 놀란 듯 주춤, 뒤로 물러섭니다.
그리고 나비 모양 머리핀을 하고 있는 게 마치...
야화:
관찰력
기준치: |
50/25/10 |
굴림: |
60 |
판정결과: |
실패 |
지금 보니 손목이나 발목 부분에 붕대를 감고 있습니다.
야화:(여우에게도 붕대 감아줬는데... 그 그러고보니 여우는 괜찮으려나...?)
저 도둑 자식, 여우 귀와 꼬리를 달고 있습니다.
야화:그...그으...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오시면 안 돼요...! 계속 계시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최대의 위협 중...)
시린:...데, 데려온 건 너잖아요. (말대꾸!)
야화:...? 제 제가요...?! 저는 여우만 데려왔지... 사람을 데려온 적 없단 말이에요...!
물론 여우귀랑 꼬리가 있으시긴 한데...
시린:그래요, 네가요... (꼬리를 바닥에 팡 쳤다.) 집에 여우귀랑 꼬리 달고 들어오는 강도 봤어요?
야화:어...그... 그러게요...?(묘하게 설득당함... 댕청...) 그러면 설마... 서얼마...(눈 몇번 굴리더니) 시린...?
시린:(네가 제 이름을 부르자 귀가 살짝 파닥였고,) ...네? (꼬리가 뻣뻣하게 굳었다.) ...선생님?
야화:...? 선생님...?(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다는 눈으로 널 바라봤어.) 저는 학생인데요...? 잠깐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그러면 제가 데려온 작고 귀엽고 사랑스런 여우가... 당..신인 거예요...?
(대따 커진 여우 봄 안 봄....)
시린:... (얼빠진 눈으로 쳐다보다가 곧 원래대로 돌아와서는,) 아니에요. 착각했나 봐요. (말 없이 작은 여우로 변신하고 네 발 아래에 털썩 누웠다.) 이러면 좀 작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우로 보이나요?
야화:(말도 안 된다는 눈으로 털썩 누운 널 봤어.) 어... 어...? 어떻게...(슬쩍 귀를 콕 찔러봤어. 말랑말랑 보들보들...) 이렇게 작고 말랑말랑하고 귀여운 여우가...사람이...될 수 있다고...?(충격으로 벙찐 얼굴...)
시린:(낑;) 사람은 별로예요? (네가 귀를 콕 찌르자 귀가 파닥였다.) ...그것보다, 내 이름은 어떻게 알고 있는 거죠?
야화:별로는 아닌데... 으음...너무 크고... 커서 조금 놀랐을 뿐...이에요...(와방 큰 사람인 걸 알자마자 존댓멀 모드 온...) 어떻게 알았냐니요? 당연히 몰랐는데요...? 그냥 문득 생각이 났을 뿐이에요.
시린:...문득 생각이 나서 맞췄다고요? (발 아래서 뒹굴...) 그래요, 뭐... ... (꼬리가 팡팡 바닥을 친다. 곧 누워서 널 올려다보고는) 그럼 너는 이름이 야화라도 되나요?
야화:네. 정말로 우연의 일치였어요.(꼬리 팡팡하는 거 귀엽다는 생각을 하다가) ...어라 어떻게 아셨어요...? 이름 야화 맞아요.
시린:...그런데 선생님이 아니라고요? (혼자 중얼거리다 점프해서 네 어깨 위로 쇽 올라가더니,) ...야화, 날 진짜 키울 거예요?
야화:선생님이라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쪽이 학생도 아니고요...(꿍얼거리더니) 돌아갈 곳이 없으면 키워야겠죠...? 하지만 원래 살던 곳이 있다면 돌려보낼게요. 어디서 왔어요? 그리고... 당신은 누구예요?
시린:학생이라면요? (몸을 네 머리에 기댔다.) 이왕에 돌아갈 곳이 없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꼬리를 추욱 늘어트렸다가 말을 이었다.) 나는 당신들이 이계라고 부르는 곳에서 왔어요. 머지않아 멸망을 맞이할 거라는 신탁이 내려왔고, 막을 방법을 우리 세계에서는 찾을 수 없었기에 내가 대표로 파견된 사자로서 신목의 문을 열고 이곳, 인계까지 오게 됐어요. 그런데 이곳에 온 후로 불의의 사고를 당해서. 회복하기 위해 인적이 드문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어요. ...눈을 떠보니 낯선 곳에 있어서 근처에 있던 야화를 반사적으로 제압한 거고요.
야화:
지능
기준치: |
50/25/10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학교에 그 비슷한 나무가 있었던 것 같은데...
야화:학생...? 학생이라고요...?(잘 상상이 가지 않는 모습에 한참 갸웃거렸어.) 돌아갈 곳이 없으면 슬퍼지잖아요. 그러니까... 이계라는 멸망 직전인 곳에서 이곳으로 와서 살만한지 알아봤다는 거죠? 무슨 불의의 사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이제는 좀 괜찮아졌어요? 엄청 많이 다쳤어가지고 얼마나 놀랐는데요...!(자연스레 손을 뻗어 살살 몸을 어루만졌어. 붕대 쪽은 건드리지 않았지.)
제압한 건 으음...그건 나빴지만 원래 아프면 날카로워지니까요. 이해할 수 있어요.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
시린:...아직도 학생이면 안 되나요? (똘망한 눈을 깜빡거리다가,) 함께 이 세계에 사자로 온 일행이 몇 있었는데, 추격자를 피하다 뿔뿔이 흩어졌어요. 상처는 그때 입은 상처고요. (고롱...) 치료해 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야화. (여우 혀로 네 볼을 할짝할짝 핥았다. 이어진 질문에는 가만히 생각하다가) 일단 동료를 찾아야겠죠. (...) 그러니까 야화가 나랑, 동료를 찾을 때까지 같이 다녀줬으면 좋겠어요.
야화:(분명 본래 모습은 그 사람 모습이겠지? 하지만 이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자기도 모르게 쓰담쓰담하는 중...) 으음 추격자를 피하다 흩어졌군요... 그러면 빨리 일행을 찾아야겠네요 그쵸? (제 볼을 핥는 모습을 보고 작게 웃음을 터뜨렸어.) 간지러워요. 강아지도 아니고...(자연스레 앞발 꾹꾹 눌러봄. 보들보들몰랑몰랑...중독적 촉감.) 알았어요. 동료를 찾을 동안 같이 있어주면 되는 거죠? 하지만 내일...그러니가 오늘은 축제라 사람이 엄청 많을 거예요. 같이 다닐 거면 얌전히 가능한 얌전히 있어야 해요 알겠죠?
시린:(고롱고롱고롱고롱...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린다.) 싫어요? (네 볼을 몇 번 더 할짝이다가,) 그건 약속할게요. 야화 옆에서만 얌전히 서 있을 수 있어요. 맹세해요. (네가 앞발 꾹꾹 눌러도 앞발 얌전히 내줌...)
야화:싫은 게 아니라... 간지럽다니까요?(몇 번 키들키들 웃고는 너를 들어다가 제 품에 안았어.) 그럼 시린을 믿을게요. 아직 좀 늦었으니까... 마저 자고 일어나서 같이 학교 가요. 그러고보니 시린도 학생이라고 했죠? 우리 학교 보여줄게요. 시린이 다니는 학교랑 많이 다를지도 몰라요. 심지어 축제라고요? 엄청 이쁘게 꾸며놓았으니까 기대해도 좋아요...!
시린:(자연스럽게 네 품에 가만히 안겨 있으며...) 네, 기대할게요. 야화는 축제에서 무슨 역할인가요?
야화:저요? 으음... 이번에 위원장으로 뽑혀서... 이것저것 다 했어요. 잡무를 하고 이것저것 관리감독하고... 으으 덕분에 엄청 힘들었어요... 아, 시린네 학교에서도 축제 열어요?
시린:...누가 야화한테 그런 걸 시켰나요? (섬뜩한 냉기...) 네. 야화네 학교랑은 좀 많이 다를 것 같지만요. 문화제라기보다는 마츠리에 가까워서요.
야화:(어째 조금 춥다...) 으음 뭐... 따지고 보면 제비뽑기가 시켰죠...? 제가 꽝을 뽑았거든요. 아하하...(머쓱한 웃음소리 흘리다가) 마츠리요? 그러면 먹을 것도 많고 규모도 꽤 있겠네요? 엄청 이쁘겠다... (상상을 하자니 표정이 먼 황홀경에 잠기듯 녹아내렸어.)
시린:...그 제비뽑기를 시킨 사람의 이름도 궁금해지는데요. (여전히 싸늘함...) 다음에 놀러 올래요? 야화가 괜찮으면요. 불꽃놀이도 보여줄게요.
야화:선생님이 시키셨겠죠...? 저대신 선생님 혼내주시려고요? 아이 착해라.(이쁘다는 듯이 잔뜩 쓰담쓰담해줬어.) 괜찮아요. 힘들었지만 엄청 뿌듯한 걸요? 다들 축제를 웃으며 즐겨줄 걸 생각하니 쌓인 피로가 벌써 녹는 기분이에요.(네 제안을 듣고 안색이 밝아졌어.) 정말로 가봐도 괜찮아요? 보통 만화에서는 사람은 그런데 함부로 가면 막 잡아먹힌다고 하잖아요. 가도 괜찮다면 가볼래요...!
시린:(끙... 그래도 쓰다듬은 좋아서 고롱고롱...) 야화가 뿌듯하다면 됐어요. (선생님이라는 작자를 기억해두고는...) 잡아먹지 않기로 약속되어 있어서 괜찮아요. 그것보다 야화를 잡아먹는 요괴는, 내가 가만히 놔 두지 않을 거고요. (꼬리가 살랑 흔들린다.) 그럼 축제 때 마중 나갈게요. ...이제 잠자리는 어떻게 할까요?
야화:(고롱고롱 거리는 소리가 귀여워서 계속 쓰다듬는 중...) 잡아먹지 않기로 약속했어요? 상냥한 친구들인가 봐요. 시린이 지켜준다고 하니 엄청 든든하네요. 꼭 축제 때 마중 나와서 지켜줘야 해요?(푸스스 웃곤) 잠자리는 침대가 하나 뿐인데...그냥 여기서 같이 잘까요?(침대 옆자리 콩콩 두들겼어.)
시린:(여전히 고롱고롱... 하고 있다가 네 마지막 말을 듣고서는 꼬리가 뻣뻣하게 굳었고,) ...네? 아뇨, 괜찮아요. 야화 침대잖아요. ...나는 바닥에서 잘게요. (곧 네 품에서 쇽 빠져나갔다. 바닥에 엎드렸고)
야화:내 침대고 그렇게 크지 않기는 하지만...여우 모습은 작으니까 괜찮지 않을까요...?(텅 빈 품 보고 조금 쓸쓸해짐...) 으음 시린이 불편하면 어쩔 수 없고요...
시린:(고민하는 듯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다가,) ...알았어요, 그럼. (침대 위로 쇽 뛰어 올라갔고.) 어떤 불상사가 생겨도 난 모르는 일이에요.
야화:불상사...? 앗 설마 시린 여우모습이랑 사람모습 조절이 어려워요? 갑자기 펑하고 커지고...? 괜찮아요...! 조금 좁은 데서 잔다고 막 잠 못자고 그러지 않거든요...!(당당한 오해!) ...오랜만에 옆에 온기가 있으니까 너무 좋아요.(제 옆에 있는 따끈 몰랑한 여우 꼬옥 끌어안고 뺨을 부볐어.) 잘 자요 시린.
시린:........... 네... (오해 풀 마음이 없어짐... 네 품에서 눈을 감았고,) ...잘 자요, 야화.
───⋆ ☄︎. ·˚ ⼆⽇ ⋆ ☄︎. ·˚ ───축제
일어나 보니 어느새 시린은 인간 모습으로 돌아와 문가에 기대 서 있습니다.
야화:앗... 언제 깼어요...?(눈 부비적...)
야화:으응... 좋은 아침이에요 시린... 금방 씻고 나올게요 기다려줘요...!(후다닥 화장실로 들어감...)
야화:(복숭아 바디워시향이 솔솔...안에서 말리고 옷까지 다 갈아입고 나옴. 뽀송해짐!) 이제 가...기 전에!
설마 그 모습으로 갈 건 아니죠?(무언가 엄청나게 기대하는 눈으로 양손을 내밀며 바라봤어.)
시린:아침 식사는 내가... (말을 하다가 네가 양손을 내밀자 가만히 눈을 깜빡이며 쳐다봤고,) ... ... ... 네? (모르겠음.)
야화:아침은 원래 잘 안 먹지만... 시린이 원하면 해줄게요...!(황천의 닭고기는 기억 속에서 지우곤...) 모르는 척 할 거예요? 그런 차림으로 가면 다들 오해한단 말이에요. 여우로 변해야죠...! 그래야 인형이라고 속일 거 아니에요?
시린:...네? (그게 더 위험하지 않나? 손가락을 한 번 튕겼고 곧 귀와 꼬리가 사라지고 시일 중학교의 남자용 교복을 입은 모습이 되었다.) ...이게 더 낫지 않을까요? (...)
야화:(시무룩...)(여우 말랑말랑...) ...으음...그게 더 안전하긴...하겠지만요... 그렇긴 하겠지만요... 시린이 이런 것도 할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그러면 그렇게 하고 가고... 아, 어제부터 아무것도 안 먹었죠. 배고프지 않아요? 닭고기라도...(황천의 닭...)
시린:(.............................낑;) 축제 끝나고는 항상 여우 모습으로 지낼 테니까요... (가오있게거절하고싶은데...) 그럼 부탁할게요. 야화도 아침밥 먹어야 할 테니까요. (실패~!)
야화:...앗싸!) 그 그래도 너무 불편하면 사람 모습으로 있어도 괜찮아요...! 그냥 앞발 감촉이 너무 좋아서... 아 이거 말하면 안 되는데...!(창피한지 얼굴 조금 붉어졌다가) 그러면 잠시만요 가볍게 스크램블 만들어서 먹고가요...!
시린:...............네. (그래도 야화가 날 필요로 해 준다는데...) (식탁에 앉아서 기다리기...)
요괴니까 망치면 의외로 좋아할지도~??~?~?
야화:
손놀림
기준치: |
10/5/2 |
굴림: |
16 |
판정결과: |
실패 |
야화:그...그래도 안 탔다! 먹을만 할 거예요...!
야화:(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이제 먹어요...!
시린:(생소한 음식 가만히 바라보다가...) ...잘 먹을게요. (젓가락으로 집어서 우물...)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음...) 맛있어요, 야화. (근데 진심임...)
야화:스크램블 에그예요...! 계란을 풀어서 휘휘 저어주면서... 간을 한뒤 먹는 거예요! (자기도 자기 몫의 밥 덜어와서 냠냠...) 시린은 보통 아침으로 뭐 먹어요?
시린:신기한 이름이네요. (우물우물...) 풍뎅이, 개구리, 잠자리... 도마뱀. 같은 걸 먹어요. 야화는 이런 음식은 싫은가요?
야화:(먹는 걸 나열하면 할 수록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어. 절...절대로 못 먹겠구나...) 싫...싫다기 보다는 엄청 낯...서네요? 다 먹...먹어 본 적이...없...없어서요 아하하...
시린:(선생님은 제일 먹을만하다고 하셨는데...) ...다음에 우리 세계로 놀러오면, 좀 나은 음식을 찾아볼게요.
야화:(다 다행이다...! 안도...) 가능하다면 그래줄래요...? 우리는 그런걸 식재료로 애지간해서는...안 ...쓰거든요...(은은...) 아차, 다 먹었으면 이제 갈까요?
문화제가 열리는 오늘은 주말이지만, 축제 준비 위원회인 야화는 게으름을 부릴 여유가 없습니다.
시린은 빤히 야화의 옆얼굴을 바라보며 걸어갑니다.
그는 야화를 발견하곤 페달을 밟는 속도를 늦춰 인사를 건넵니다.
당신의 곁에 있는 낯선 이를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짓네요.
야화:어 어어...그러니까...(뭐라고 답할지 몰라 버벅거리다가) 으응...! 전...전학생이야...! 오늘 우리 학교 축제니까 학교 안내 겸 축제도 구경시켜주고 싶어서...!(허둥지둥 설명했어.)
학생:헤에~. 그렇구나. 그럼 나 먼저 갈게!
야화:으응...! 이따 학교에서 봐...!(손 흔들)
이해할만한 답을 들은 동급생은 먼저 간다는 말을 남기고 페달을 밟아 앞으로 쭉 미끄러지듯 나아갑니다.
야화:휴우...큰일날 뻔 했다...잘 둘러대서 다행이에요. 그쵸?(작게 손 흔드는 모습 바라보곤)
시린:그러게요. (가만 발을 옮기더니,) 그것보다 곧 도착하는 것 같아요.
아무튼, 열심히 조잘거리다 보면 금방 학교가 보입니다.
아침 일찍부터 몰려드는 인파를 보니 축제의 인기가 실감 나네요.
야화:앗 그렇네? 저기가 바로 우리 학교예요...! 축제라서 엄청 화려하게 꾸몄어요.
시일제, 흔들리는 깃발 위의 또렷한 세 글자가 한 명의 인간과 한 명의 요괴를 반깁니다
익숙한 관리 부스로 들어가면, 축제 위원회장이 야화에게 위원회 목걸이를 나눠줍니다.
축제 첫날 야화의 업무는 전체 부스를 돌며 이상이 없나 확인하고, 일손이 부족하면 돕는 것입니다.
목걸이와 함께 담당 부스가 적힌 차트가 지급됩니다.
야화:(포켓몬 포켓기어 습득 브금!) 이것봐요 시린...! 이게 바로 차...트인데... 글씨가 조금 독특하네요...?(이거 원래 데이트라 적혀있었나?)
시린:그러게요? 나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요.
차트에 기재된 모든 부스를 돌고 빈칸에 전부 도장을 받으면 끝나는 간단한 일입니다.
야화:시린 그렇다고 찢으면 어떡해요...! 으으... 실수로 어디 부딪혀서 찢어졌다고 해야겠다...(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곤)으음 사실상 한 번 씩 미리 체험하는 거에 가까우니까요....! 가보고 싶은 곳 있어요 시린?
시린:...안 찢었어요. (모르쇠!) 그럼 요리부부터 가볼까요? (제일 평화로울 것 같음.)
야화:그래요...!(쫄래쫄래 요리부랑 앞장 서서 나아감!)
돌아다니느라 지친 사람들이 목을 축이기 위해 하나둘씩 모이고 있습니다.
분주하게 움직이던 요리부 사람들이 야화를 보자 일제히 움직임을 멈춥니다.
뺨에 밀가루 반죽을 묻힌 요리부 부장이 야화를 반깁니다.
부장:서빙 인력이 부족해서요, 잠시만 도와주시겠어요?
야화:앗 그래요...? 시린 놀고 있어요...! 금방 돕고 올게요...!(후다닥 일손 도우러 달려갔어.)
부장:잠시만욧-!!!!!!! (앞치마를 메준다.) 완벽하네요. 이제 가세요! (등 팡! 쳐 줌)
야화:(앞치마 장착!) 음료라도 시키고 있어요오...!!!(등 팡! 맞고 일하러 진짜로 감...)
야화:(순서대로! 세번째, 두번째, 첫번째 순으로 해야지!)(순서대로 역순으로 진행!)
두 명의 초등학생이 광고지를 들고 발을 까닥거리고 있습니다.
초등학생:여기에 메이드 언니는 없나요? 메이드 언니 카페라고 해서 온 건데... 메이드 언니가 없으면 공주님이 될 수 없어요!
대인 기능 판정, 혹은 진짜 입어 줄 수 있습니다.
야화:메...메이드 언니? 대...대신 공주님처럼 모셔줄 수 있는데 그걸로는 안 될까...?(메이드복 입기에는 창피한데...애초에 옷이 있어?!)
초등학생:안돼애애애애애애애애에에에엑!!!!!!!!!! 메이드언니!!!!!!!!!!!!!!!!!!!!!!!!!!!!!!!!!!!!
야화:자 잠깐...! 여기서 그렇게 큰 소리를 내면 안 돼 응? 조금만 진정을...
메이드언니없대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야화:(당황해서 땀 뻘뻘 흘리다가) 나...나랑 별로 어울리지도 않을 텐데...있는지...물어보고 올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줘... 대신 뚝해야만 해줄 거야...!
그걸 팔짱끼고 지켜보고 있던 시린이 한숨을 내쉬며 손가락을 한 번 튕깁니다.
야화:(?!!??!)(당황해서 시린 한 번 쳐다봄)(시린!!!!!)
야화:(잔뜩 울쌍인 얼굴...)(이이거 어떡해...!)
초등학생:꺄아아으ㅏ아아아앙아앙아앙 메이드언니다!!!!!!!!!!!
야화:(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다...) 공주님들 만족하시나요...?(애기들 한테 뭐라할 수도 없으니까...)
(하지만 시린은 이따 두고 보자.)
야화:우리 공주님들 앞으로는 그렇게 떼 쓰면 안돼요 알겠죠?
초등학생:네엥~!!!! ^^~~!~!~!~!`
야화:(테이블 하나 돌았는데 진빠진 얼굴...)
이제 다른 테이블로 가 서빙을 할 수 있습니다.
야화:(어디선가 브금이 흘러나옵니다... 얏파리보쿠와 카와이쿠 나리타이나... 아노코 미타쿠...)
(두번째 테이블로 갑니다...)
받자마자 왁팍팍팍 한 접시를 비운 주문자는 갑자기 비굴한 표정으로 목소리를 낮추고 묻습니다.
야화:(어쩐지 카페 브금이 바뀌었는데...?)
손님:계산해야 하는데 돈이 부족해서요오옹... 조금만 깎아주시면 안 될까요옹? ><
야화:네에 손님 안 돼요-(와중에 등뒤에 저거 뭐야...?!)
손님:어흠흠. 어흠ㅋ (아방수메이드라니 우효오오옷ㅋㅋ)
그러다가 그 손님은 그대로 도망을 시도합니다-!!!!
야화:잠 잠시만요...! 도망가시면 안 돼요...!
민첩
기준치: |
50/25/10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손님:...으헤엣!?!?!?!? 아방수메이드와의
접촉?!
몸으로 일하라는 건가요? ㅜㅜ
야화:(어...어쩐지 키모오타쿠 같아...!) 그...그렇죠!
손님:내...내 몸을!!!... 우효오오옷ㅋㅋㅋ!!
야화:기...기분 나빴어...(조금 찝찝한 기분에 손 소독제로 손 뽀닥뽀닥 닦음...)
야화:(시린한테 에어컨 기능도 있나?)(첫번째 테이블로 감...)
혼자 온 듯 쓸쓸한 표정을 지은 사람이 테이블 앞에 앉아있습니다.
그 사람은 한 모금 마시더니 한껏 더 쓸쓸한 표정을 짓습니다.
손님:오이시쿠나레모에모에큥 주문을 외워주면 먹을 만할 것 같은데...
에
모
에
큥.
야화:....(오늘따라 손님들이 왜 다 이러지?)
그으 해드릴 테니 꼭... 다 마시고 돈도 내시고 가야해요...!
야화:(한숨 스읍...)(나는 지금 서빙 프로다!!!) (후와후와 어쩌구 저쩌구~) 오이시-쿠나아-레- 모에-모에 큥♥
야화:(사람 죽는 소리가 들렸는데...? 기분 탓이겠지???)
손님:아...아하하하하하!!!!! 이 커피!!!!! 백잔이고 만 잔이고 마실 수 있겠어!!!!!!!!!!!!!!!!
야화:...(너무 힘들다 고작 요리부 하나 다녀왔는데 힘들다...)
야화:(그래도 큰 문제없이 다 해냈다...!)(만족)
(요리부 부장에게 돌아감...) 저 서빙 다했어요- 더 할 거 있나요?
서빙이 끝나면 부장이 도장을 꺼내 빈 차트에 찍어줍니다.
야화:후우... 시린 이제 이리와요...! 도장 받았어요...!
시린:(아직도 뭔 오타쿠 째려보는 중...) 고생했어요. (머리 쓰담쓰담...)
야화:(이거 시린이 해준 거잖아요...)(빤...) 이제 옷 원래대로 되돌려줘요... 이거 입고 어떻게 돌아다녀요...?
시린:(......................아쉬움,) ...네. (순순히 원래대로 돌려주고는) 다음으로는 어디 갈 거예요?
야화:(드디어 원래대로 돌아왔다... 수치심 다운...)
으음... 마술 연구부 가볼래요?
시린:(눈꺼풀 내리앉히고는 생각하다가,) 그래요.
마술 연구부의 부스는 벌써 손님맞이를 시작했는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여러 장의 트럼프 카드와 가랜드로 화려하게 꾸민 교실은 정확히 반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교실의 좌측에서는
풍선 아트
가, 우측에서는
마술 공연
이 한창입니다.
야화:풍선 아트부터 볼래요? 엄청 신기할 거예요...!
앗!!!! 그런데!!!! 야화의 목에 걸린 위원회 목걸이를 본 부장이 아는 체합니다.
부장:안 그래도 위원회 측에 사람 좀 보내 달라고 하려 했어. 기왕 온 김에 우리 좀 도와줄래?
으음 시린 이번에도 혼자... 아니면 같이 할래요?
야화:얼른 끝내고 또 놀면 되니까요...!(풍선아트쪽 도우러 쫑쫑 갔어.)
부스의 좌측은 몰려드는 손님 때문에 풍선을 만들 일손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당신의 손에 바람 넣는 기구와 새 풍선이 쥐어집니다.
많은 손님이 풍선을 받기 위해 줄을 지어 서서 기다립니다.
야화: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1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야화: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평범한 풍선을 받은 평범한 학생이 평범하게 인사합니다.
다음 풍선은 교장 선생님께 드려야 할 풍선!!
야화: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2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시린은 잘 하고 있나? 안 터뜨리고 있나?)
다음은 1학년 때 야화를 못살게 굴었던 선생님!!
시린:
운
기준치: |
30/15/6 |
굴림: |
52 |
판정결과: |
실패 |
야화:(하긴 ... 시린은 이런 게 낯설 테니까...)(괜찮아! 내가 힘내면 되니까!)
야화:(으으... 1학년 때 성묘간다고 학교 쉰다니까 싫어하셨던 선생님이다...)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53 |
판정결과: |
실패 |
펑!!!!!!!!!!!!!!!!!!!!!!!!!!!!!!!!!!!!!!!!
야화:(하지만 악의 없이 정말로 실수로 터뜨렸다...)
야화:(아까부터 비둘기가 자꾸 보이는 기분인데...?)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58 |
판정결과: |
실패 |
펑!!!!!!!!!!!!!!!!!!!!!!!!!!!!!
야화:(앗... 딴 생각하다가 터뜨렸다...)
야화:(그...그래도 아직까지는 괜찮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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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화:(쇠...가 어떻게 걸어다니는 거지...?)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1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야화:(...만든 거 실을 이용해서 밑둥에 잘 묶어줌....)
잃어버리면 안 돼...?
야화:(그...그래도 만족해서 다행이다...?)
어서 초귀여운고양이모양풍선을불어라.
야화: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62 |
판정결과: |
실패 |
(앗 너무 어려운 주문...!)
펑!!!!!!!!!!!!!!!!!!!!!!!!!!!!!!!!!!!
(어쩌지 양아치를 울렸어...)
야화:(사혜시린...? 시린 이름이 들어가네...? 시린이 좋아하는 건가?)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66 |
판정결과: |
실패 |
앗.... 미안해요...!
옆에서 풍선을 불던 시린이 어느새 뻔뻔하게 야화 앞에서 대기합니다.
야화:어라? 시린 어린이도 풍선을 받고 싶나요?(꺄르르 웃으며 네게 장난스레 말을 걸었어.)
시린:(어린이?...) ...네, 선생님. (장단맞춤...)
야화:선생님이 멋진 여우 풍선 만들어줄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요...!
야화: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시린:(ㅜㅜ) 아뇨, 괜찮아요. (아무튼 빨리 이걸 끝내고 단둘이 S2데이트S2를 즐겨야 하는데...)
야화:으음...대신 다른 데서 더 좋은 거 해줄게요...!(어쩐지 데이트를 하고 싶어하는 거 같은데... 기분 탓이겠지?)
시린:그럼 마지막에 요리부를 한 번 더 들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요.
야화:요리부를 왜...? 설마 또 메이드복 보고 싶은 건 아니죠...?
✷ 보상: 왕관 풍선을 원하는 색으로 2개 ✷
야화:시린이 하나, 제가 하나 이렇게 고를까요?
시린:(눈 깜빡...) 그럼 나는 검은색으로 할래요. 야화는요?
야화:그러면 저는... (눈 도르륵 굴리다가) 연보라색? 시린 색 닮았잖아요...!
시린:...그래요. (보이지 않는 꼬리가 흔들리는 것 같다...) (풍선 안 든 쪽의 네 손을 잡고는) 마술 공연이 남았던가요?
야화:네! 마술공연 남았어요...!(왕관 들고 마술공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어.)
부스의 우측, 마술 공연은 잠시 멈춘 상태입니다.
부장:조금 이따 신체 절단 마술을 할 건데, 조수가 배탈이 나서 화장실에서 못 나오고 있지 뭐야.
부장은 그렇게 말하며 야화를 빤히 쳐다봅니다.
야화는 그대로 신체 절단 마술의 희생양이 됩니다.
부장:기대해주세요! 마술의 클라이맥스, 신체 절단 마술입니다!
부장은 그렇게 말하며 야화의 머리에
토끼 귀를 씌워줍니다.
이윽고 야화는 머리만 내놓은 채로 상자 안에 갇힙니다.
야화:(토끼 귀...가 원래 필요한가...?)(조금 무서움...)
그는 다섯 개의 칼을 들고 불안한 표정으로 야화를 봅니다.
야화:(왜 더 불안한 표정을 하시는 건데요...?)
야화: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가만히 참고 보는 시린의 표정이 사색이 됩니다.
시린은 지금 까딱하면 무대에 난입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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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화:(무대 오면 안돼...!)(입모양으로 필사적 어필 중....)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칼이 하나씩 상자에 박힐 때마다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를 듣습니다.
야화:(이거 진...진짜 이니겠지...?)(하나 꽂힐 때마다 심장이....)
야화: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74 |
판정결과: |
실패 |
(어쩐지 이번에는 못 피할 거 같은데...?)
야화:(히갸아아앗?!?!?!!)(옷 수선비 비싼데...!)
야화의 표정이 사색이 되고, 시린이 금방 뛰쳐나갈 것 같이 굽니다.
(이렇게 위험한 거 통과시킨 사람 누구야...!)
야화:
설득
기준치: |
40/20/8 |
굴림: |
62 |
판정결과: |
실패 |
야화:여..,,여기 올라오면 안 돼요...!(속닥속닥)
야화:자 잠깐만 이거 공연이라서 괜찮아요...! 큰...큰일 없을 거니까 얼른 내려가요 네...?
시린은 공연을 엉망으로 만들고 야화를 박스에서 구해냅니다.
시린:(엉망이 되던가 말던가...) 내가 안 괜찮아요.
야화:하지만 이거 다른 사람들이 한참동안 준비한 건데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면...!
(공연하던 친구 슬쩍 봄... 미안해서 어쩌지...?)
야화:엄청 있죠...! 그... 혹시 마술 비슷하게 파밧...-하고 공연을 마무리 지을만한 방법 없을까요...?이래서는... 그냥 망해버려요...!
시린이 요력으로 뭐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야화:시린 아까 저 메이드복으로 바꿔준 힘으로 어떻게...해줄 수 없나요...?
메이드복으로 지금 바꿔달라는 건 아니에요...!
이 자는 사람을 죽이려고 했으므로 이제부터 죽게 됩니다.
부장은 무대 위에 올라갔다가 살포시 착지합니다.
야화:그...그래도 무대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네요...? 아하하...
시린:그쵸? (공주님 안기로 널 훅 안아들고는 유유히 빠져나감...)
야화:자잠깐만 시린 도장은 받아야죠...?! 기껏 힘들게 했는데...!(이런거 은근 오기 생김...)
시린:알았어요. (바닥에 앉아 가련하게 우는 부장에게 감...)
야화:그으래도 부장님... 밖에서 다들 평가는 좋게하고 있어요...! 절단 마술은 너무 위험했으니까...이렇게 끝내는 게 낫지...않을까요...?(잘린 옷 봄 안 봄...)
(은근슬쩍 토끼귀 빼서 부장 옆에다 둠...)
부장이 울며 도장을 꺼내 빈 차트에 찍어줍니다.
야화와 시린은 다른 곳으로 향할 수 있습니다.
야화:미술부로 갈까요...? 거기는 여기보다 안전할 거예요...
시린:아까 봤을 때 귀신의 집이었던 것 같은데... (....) 그래요.
야화:(그랬었나...?)(기억이 가물...) 그리고 아까 구해줘서 고마웠어요...! 솔직히 무섭기는 엄청 무서웠거든요...
칼날 엄청 서늘하더라고요... 으으...
시린:...부장이라는 사람을 진짜 하늘 끝까지 날리고 왔어야 했어요.
야화:그러면 우리 큰일나요...! 지명수배자 될지도 모르니 안 돼요...!
문화제의 꽃, 귀신의 집은 바로 미술부의 담당입니다.
특히 올해 귀신의 집은 폐쇄 병동 컨셉으로, 리얼한 분장과 퀄리티 높은 세트로 축제 시작 전부터 주목 받던 부스입니다.
붕대를 둘둘 감은 부장이 나와 야화에게 말합니다.
부장:밝을 때 시작하면 안 무서울 거라고 해서 늦게 열기로 했거든요. 해가 지면 개장이에요. 준비는 다 끝났는데…. 아, 그 전에 테스트 팀이 되어주시겠어요?
야화:테스트 팀이요? 좋아요...!(이번에는 노동 아니다...!)
부장:감사합니다! 그럼... (시린과 야화의 손목을 묶어준다.) 한 명이 너무 무서워서 버리고 도망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예요.
야화:...?(그렇게 무섭나?) 알겠어요. 이제 들어가면 되는 건가요?
부장은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가져와 두 사람을 귀신의 집 앞에 세워둔 채 찰칵, 찍어줍니다.
시린과 야화는 손목이 묶인 엉성한 포즈로 기념촬영을 당했습니다.
시린:(가오가...) ...조금요. (보이지 않는 귀가 쫑긋대는 것 같고...)그 사진 나 줄래요?
야화:얼마든지요...!(웃으면서 네게 줬어.) 이렇게 사진기로 찍으면 그 순간을 종이에 담아낼 수 있어요. 참 좋은 물건이지 않나요?
시린:(사진을 몇 번 여러 각도로 돌려보더니,) 그럼 저 사진기로 야화를 찍으면 종이로 영원히 볼 수 있는 건가요? (곧 사진은 주머니에 넣었다.)
야화:그렇죠? 종이에 잉크가 다 날라갈 정도로 긴 시간이 흐르거나... 찢어지지 않는 이상은 거의 영원히 볼 수 있어요. 족히 수백년은 멀쩡할 걸요?
시린:...영원하지는 않네요. (아쉽다는 듯한 투로 말을 맺고는,) 이제 들어갈까요?
야화:이 세상에 정말로 영원한 거 없으니까요. 그러니 지금이 소중한 게 아니겠어요?(그저 웃고는) 네...! 어서 들어가요.
발을 들이자마자 싸한 소독약 냄새가 퍼집니다.
유난히 강한 냉방 때문에 팔에 소름이 오소소 돋네요.
야화:으으...병원 컨셉이라 그런지 냄새가 독하네요... 시린 안 힘들어요?
무시무시한 음향 효과에 드라이아이스 연기까지, 제법 잘 만든 세트장입니다.
시린:나는 괜찮아요. (어두워서 표정이 잘 보이지 않는다.) 힘들면 나갈까요?
✷ 지금부터 야화는 총 5번의 1d12를 굴립니다. ✷
야화:아뇨. 테스트해달라고 했으니 그건 해야죠...! 어서 가요...!
11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야화의 옷자락을 움켜쥐고 잡아당깁니다.
야화:어...어? 시...시린 저 잡아당겼어요...?
야화:(오싹...!) 너 너무 실감나는 귀신의 집이에요... 어서 가요...
...누군지 알 수 없네요! 그래도 계속 걸어가야죠!
통로에 무시무시한 분장의 좀비가 멀거니 서 있습니다.
야화:지...지나가면 움직일 거 같은데... 안...움직이겠죠...?
태엽 감긴 인형이 오싹한 소리를 내며 제자리를 왔다 갔다 합니다.
야화:다...다들 엄...엄청 공들여서 만들었나봐요...
(너무 오싹함...)
가위바위보에서 이기면 지나갈 수 있게 해주겠다는군요.
야화: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좀비 분장을 한 의사:
운
기준치: |
30/15/6 |
굴림: |
31 |
판정결과: |
실패 |
좀비 분장을 한 의사: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야화: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57 |
판정결과: |
실패 |
처참하다....................................
야화:으음 한 번 해볼래요...? 시린이 이길지도 모르잖아요...!
(하지만 야화는 시린 시트 능력치를 못 읽는다...)
시린:
운
기준치: |
30/15/6 |
굴림: |
32 |
판정결과: |
실패 |
좀비 분장을 한 의사: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좀비 분장을 한 의사: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야화:(우리 영원히 가위바위보 하는 거 아니겠지...?)
야화:(크리쳐랑 싸워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좀비 분장을 한 의사: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야화: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야화:(이겼다!!!!!!!!!!!!!!!!!!!!!!!!)
와!!!!!!!!!!!!!!!!!!!!!야화가 이겼습니다.
야화:(포X몬 챔피언쉽에서 우승한 사람마냥 신나하기...)
시린:(주먹 쥐고 어쩐지 시무룩해있음...) ...이제 곧 나갈 수 있겠네요.
야화:(쓰댬쓰댬... 시무룩해하지 말라는 의미...) 네..! 곧 나갈 수 있을 거예요...!
누군가가 다시 야화의 옷자락을 움켜쥐고 잡아당깁니다.
야화:여 여기 지금...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이에요...! 나가세요...!
두 사람이 귀신의 집을 완주하면 부장이 노트와 펜을 든 채 싱글벙글 웃으며 맞이합니다.
부장:어떤가요? 후기를 들려주세요. 개선할 점도 말씀해주시
면 개장 전에 참고할게요!
야화:으음 갑자기 좀비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거 엄청 무서웠어요...! 웬 일반인이 갑자기 안에 들어간 거 빼고는 큰 문제점도 없었고요...! 전체적으로 오싹오싹하고 재밌었어요! 인형도 퀄리티가 엄청 높던데요?
아무튼, 후기를 들은 부장은 도장을 꺼내 우선 야화와 시린의 손등에 찍어줍니다.
부장:완주하신 분들께 기념으로 도장을 찍어드리고 있어요!
이것봐요 시린. 우리 둘이 커플 도장 찍었네요?
시린:(제 손이랑 네 손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그렇네요. 야화랑 같은 도장을 찍을 수 있어서 기뻐요. (네 손을 꼭 잡았다.) 아까 그 마술연구부보다 여기가 나은 것 같네요. (자연스럽게 악플 닮)
야화:시린도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에요.(자연스레 마술연구부 깎아내리는 널 보고 모호한 웃음을 흘렸어.) ...그으...거기도 나름 사정이 있었으니 어쩔 수 없죠. 이제 그러면 연극부 갈까요?
이어서 부장은 빈 차트에도 도장을 꾹 찍어줍니다.
시린:벌써 마지막이네요. 네, 연극부로 가요. (손 꼭 잡고 쫄래쫄래...)
소강당에서는 연극부의 연극 준비가 한창입니다.
부장:마침 잘 왔어. 세트 몇 개를 무대 뒤로 옮겨놔야 했는데, 후배 몇이 깜빡했지 뭐야. 지금 도와줄래?
야화:네...!(연극 도와달라는 거 아니면 뭐든 좋다!) 금방 옮겨드릴게요...!
부장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에는, 옮겨지다 만 무대 세트가 보입니다.
연극을 도와주면 시린이 불만으로 가득 차 또 무대를 망칠 것 같다...
무거운 짐을 옮기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네요.
야화:(또 시린이 무대 난입하면 큰일나니까...)(세트나 호다닥 옮겨야지...)
근력
기준치: |
40/20/8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야화는 가뿐하게 다른 연구부원들과 함께 무거운 세트를 실어 나릅니다.
몇몇 학생들이 천장을 바라보며 비명을 지릅니다.
무대용 조명장치 하나가 야화가 있는 방향으로 추락합니다.
야화:
민첩
기준치: |
50/25/10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움직이고 싶지만, 몸이 그대로 얼어붙어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걸 본 시린이 빠르게 야화의 몸을 잡고 바닥을 뒹굽니다.
야화:
SAN Roll
기준치: |
50/25/10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시린은 야화에게 다친 곳은 없는지 황급히 확인합니다.
야화:(놀란 가슴을 가라앉히기 위해 계속 심호흡을 반복하더니) 다치지...않았으니까 괜찮아요. 그나저나 시린은...
시린:...괜찮아요. 난 안 다쳤어요. (네가 다친 곳이 없는지 확인하다가,) 정말 괜찮은 거 맞죠?
야화:네... 시린이 제때 움직여줘서 그냥 놀랐을 뿐이에요. 그나저나 조명이 하나 깨졌는데... 연극은 정상 진행될 수 있을까요...?
시린:조명 하나 없다고 문제가 되지는 않겠죠. (여차하면 요력으로 달아주면 되는 일이고...) 아무튼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
야화:...그러면 다행이고요...(안도의 한숨 쉬더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면은요? 무슨 다른 문제라도 생겼나요...?
시린:...야화가 죽을 뻔 했다는 게 제일 큰 문제죠. (네 손을 꼭 잡았다.)
부장은 자신의 부주의가 원인이라며 자책하다가, 문득 혼잣말로 툭 말합니다.
부장:이상하네, 어제 점검했을 땐 튼튼했는데.
누군가가 야화를 해치기 위해 고의로 사고를 냈다는 것처럼 들리는군요.
부장:아무튼, 많이 놀랐을 테니 조금 쉬었다 가. 저것만 치우면 바로 리허설에 들어갈 거라 보고 가지 않을래?
야화:어제는 튼튼했다니...(작게 중얼거리다가) 앗 네...! 신경써주셔서 감사해요.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시린도 같이 리허설 봐요, 네?
시린:..... (고민하다가 짧게 한숨을 내뱉고,) 알았어요. 그것만 보고 가요.
야화:저 걱정해주시는 거죠? 고마워요. 하지만 시린이 있어서 이렇게 무사했잖아요. 즐길 건 즐겨야죠. 안 그래요?
시린:다음에 꼭 무사할 거란 보장은 없으니까요. (...) 네, 네. 즐길게요. 모처럼 야화랑 함께하는 축제니까.
시린과 야화는 강당에 마련된 자리에 앉습니다.
시린은 그 사이를 틈타 여우로 변해 야화의 무릎에 앉습니다.
야화:(차가운 에어컨 바람 막아주는 따뜻한 여우...! 최고!)
(폭풍 쓰담쓰담쓰담...)
이 이야기는 네 그루의 신목에 대한 내용입니다. 평평한 세계에서 두 그루의 신목을 수호하던 신관이 있었습니다. 그는 세상에 신목은 두 그루밖에 없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뒤집힌 세계에는 또 다른 두 그루의 신목과 그를 지키는 무녀가 있었습니다. 무녀 역시 세상에 신목은 두 그루밖에 없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누가 알았을까요! 신목은 세계를 잇는 출입구였습니다. 운명의 문이 열리고, 평평한 세계의 신관과 뒤집힌 세계의 무녀는 서로를 만나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집니다. 그들은 신목 아래에서 백년가약을 맺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사랑은 영원하지 못했습니다. 평평한 세계에 멸망이 찾아왔기 때문이죠. 신관은 사랑하는 무녀가 있는 곳으로 멸망이 건너가지 못하게 수호하던 신목을 불태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무녀가 그 사실을 알 턱이 있을까요. 그저 찾아오지 않는 신관과 열리지 않는 신목을 원망하며 기다리는 수밖에요. 수천 번 해가 뜨고 수천 번 달이 떠도 오지 않는 사람을, 그는 아직도 기다린다고 합니다….
시린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신중하게 무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야화:(조금 눈물 고임...) 엄청 슬퍼요... 무녀 님은 신관 님을 기다릴 거 아니에요...
밉다 밉다해도 사실은 사랑하고 있을 텐데...
부장:감동받았다니 다행이네! 열심히 준비한 보람이 있어.
야화:시린은 어땠어요? 무지 슬프지 않았어요?
시린:(어느새 머리 위에서...) 잘 모르겠어요. (그야 반쯤 내 얘기였는데...) 야화는 재밌게 본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야화:(언제 올라갔지? 엄청 빠르다...) 그래요? 하긴 시린은 또 다르게 느낄 수 있겠네요. 재밌지만 슬펐어요. 기왕이면 저는... 다시 만나서 행복해지는게 좋아요.
시린:나도 그래요. (무녀가 야화라면.) 둘도 언젠가는 행복해질 날이 올 수도 있겠죠. (어느새 네 어깨에 앉고는) 이제 갈까요?
야화:네! 이제 가요. 다 돌았으니까... 도장 다 찍은 거 보여주면 되겠네요 그쵸?(턱 복복 긁어줌.)
시린은 어느새 인간으로 돌아와 야화의 옆에서 걷고 있습니다.
도장이 전부 찍힌 차트를 받은 축제 위원회장이 야화의 등을 두드려줍니다.
아직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는군요.
힘들 텐데 미안해. 외부인이 학교 뒷산으로 들어갔다는 제보가 있어서. 분명 못 들어가게 막아놨는데 어떻게 들어갔는지 모르겠네. 대신 확인해주지 않을래?
야화:외부인이 뒷산을요...?(아리송한 얼굴로 보다가) 알겠어요. 금방 확인하고 올게요. 시린도 같이 갈 거죠?
시린:당연하죠. 해가 진 뒤의 산은 위험하니까요.
야화:얼른 갔다와서 집 가서 쉬어요. 피곤하겠어요.
시린:나는 괜찮아요. 야화는 얼른 쉬는 게 좋겠지만요.
시일고의 뒷산은 작고 고도가 낮지만, 관리되지 않아 수풀과 나무가 무성합니다.
가장 유력한 설은 뒷산에 '신목'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신성한, 혹은 저주받은 나무가 존재하는 산에 괜스레 손을 댔다간 저주 받을지도 모른다고,
야화 역시 동네의 몇몇 어른들이 수군대는 걸 듣지 않았나요?
실제로, 신목 근처에서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 때문에 학생들은 산에 접근하는 걸 꺼렸습니다.
야화:...(그러고보니 시린도 신목을 통해서 여기로 온 걸까?) 누가 여기까지 온 걸까요. 이제는 소문만 무성한 신목을 보러 왔다기에는 좀 꺼림직해요...
시린:호기심에 누가 들어온 거 아닐까요? 그것보다...
시린은 산 입구에 진입하자, 야화를 안아들고 성큼성큼 걸어갑니다.
야화:잠시만요 시린...! 저 걸을 수 있어요...?!
시린:야화가 아무리 걸을 수 있어도, 위험해요.
야화:(혹시 몰라 꼬옥 품을 붙잡고 올라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중...)엄청 능숙하게 오르네요. 저는 오르면 숨이 차던데...
시린:이것보다 험한 산길이 집으로 가는 길이거든요. 그래서 익숙해요.
여긴 야화의 학교 뒷산인데, 시린이 이끌다니….
야화:그래요...?(누가보면 이쪽이 객인줄 알겠다...) 외부인의 위치는 어떻게 알아냈어요? 냄새라도 맡았나요?
시린:(그거 되게 1차원적이지 않나?) 아뇨, 나는 신목 근처에 무언가 있으면 대부분 파악할 수 있거든요.
야화:(1차원적인 야화 됨...)(밍구...) 그런 능력도 있었어요...? 이러니까 마치 시린이 아까 그 연극에 나온 신관 같아요...!
시린:.......그러고 보니 닮았네요. (...)
그렇게 산을 올라가다 보면, 우뚝 선 웅장한 크기의 나무가 있는 곳에 도착합니다.
경건한 마음이 들 정도로 거대한 가지를 하늘로 높이 뻗고, 굵은 뿌리를 내린 채 자라고 있는 이 나무는,
그 주위에는 낡은 금색 새끼줄이 이리저리 늘어져 있습니다.
야화:(그 위엄에 살짝 압도당한듯 살풋 움츠렸다가) 옮겨줘서 고마워요... 힘들지는 않았어요...?
시린은 새끼줄을 걷으며 신목 앞으로 다가갑니다.
그는 손바닥을 펼쳐 거친 나무의 표면에 가져다 대고,
야화:(정말일까...) 그러면 다행이고요... 앗 시린 막 들어가도 괜찮은 거예요...?!(머뭇거리다가 급히 따라갔어.)
한참동안 미동조차 하지 않은 채로 제자리에 서 있습니다.
야화:(방해될까봐 그동안 조용히 있었음...)
시린 뭐한 거예요...?
시린:신목에게 이곳으로 들어온 사람에 관해 물어봤어요. 신목은 이 산의 주인이기 때문에 전부 알고 있거든요.
야화:정말로요? 매번 전설로만 듣던 걸 눈 앞에서 보니 신기해요...(눈 살짝 초롱거렸어.) 그러면 아까 그 외부인이 어디로 갔는지 뭘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겠네요?
시린:네. 두 번째 신목 밑에 있대요. 10분 정도 걸으면 찾을 수 있어요.
야화:그래요? 어서 가요...! 혹여 나쁜 짓이라도 할지 모르니 그전에 막아야죠...!
시린:아무리 오래 둬도 나쁜 짓은 안 할 것 같지만요. 가요. (다시 안아들었고,)
두 번째 신목 밑에는 아직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두명의 아이들이 쪼그려 앉아있습니다.
시린과 야화를 발견한 아이들은 울먹이다 두 사람의 방향으로 달려와 안긴 채 목 놓아 울어 버리네요.
야화:얘...얘들아 무슨 일이야? 왜 이런데서 울고 있어...(안아다가 토닥토닥...)
아무래도 호기심에 들어왔다가 길을 잃어버린 모양입니다.
초등학생:산속에서 길을 잃었는데, (훌쩍,) 걷다가 큰 나무가 있어서, (훌쩍,) 밑에서 쉬고 있었어요...
야화:그랬구나... 그래도 둘이서 씩씩하게 잘 버티고 있었네. 잘했어 얘들아.(쓰담쓰담.) 이제 같이 돌아가자. 학교까지 데려다줄게, 응?
그런 아이들을 데리고 시린과 야화는 산에서 내려갑니다.
야화:
관찰력
기준치: |
50/25/10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저항할 수 없는 압력에 의해 야화의 몸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칩니다.
무릎은 쓸리고 발목이 시큰거려, 걷기는 커녕 일어서기도 힘듭니다.
설상가상으로 신고 있던 운동화 한쪽은 어딘가로 도망가버렸네요.
어제의 일부터 오늘 연극부에서 있었던 사건까지,
시린:야화! (내려갈 때에도 안아들고 내려갔어야 했는데...) 괜찮아요?
야화:조금 아프긴한데... 아주 크게 다친 건 아니야 괜찮...(무심코 일어나려다가 주저 앉았어.) 으으... 좀 삐었나보다...
시린:이대로는 내려갈 수 없겠어요. (아이를 내려놓고 널 다시 안아들었지,) ...빨리 보고하고 돌아가요.
야화:애들이 앞에서 보잖아요...!(속닥속닥...)
시린:왜요? (그런 상식 없음...) 부축해주는 거에 문제가 있나요?
야화:...(다행히...아이들은 안 다쳤나보다...) 내가 좀 발목을 다쳐서... 넘어지지 않게 잘 따라와야 해 알았지...!
산에서 내려와 아이들을 돌려보낸 뒤, 위원장에게 보고까지 끝마치면 오늘 야화의 업무는 종료입니다.
만신창이가 된 몸은 축제를 즐기는 것보다도 휴식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야화:으으 이제 다 끝났다... 그래도 캠프 파이어는 보고 갈래요?
시린:...다친 몸으로요? (...) 보고 싶으면 보고 가요.
야화:그치만... 언제 또 이렇게 시린이랑 이런 걸 볼 수 있을지 모르잖아요. 정 못 걷겠으면 시린한테 도와달라고 할게요. 네?
캠프 파이어가 시작했기 때문인지, 운동장은 시끌시끌합니다.
불을 둘러싼 채 파트너와 춤을 추는 시간입니다.
야화:다들 춤 엄청 잘 추네요...!(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는 듯이 밝은 목소리를 냈어.) 안 아팠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에요. 그건 좀 아쉽네요...
시린:(어느새 또 네 무릎 위로 올라와 자리를 잡았고,) 그러게요. 다치지 않았다면 야화랑 춤을 출 수 있었을 텐데요. (...) 불꽃놀이는 마지막 날이던가요?
야화:(시린도 이 모습 중독됐나보다. 또 복복복 긁어주고...) 네, 불꽃놀이는 마지막 날이에요. 이것보다 훨씬 더 크고 예쁜 불꽃이 하늘을 수놓는다니 엄청 낭만적이지 않나요? 그나저나 시린 춤도 출 수 있어요?
시린:야화랑 보는 거라면 나는 이 작은 불꽃으로도 만족해요. (뭔갈 생각하듯 꼬리와 귀의 움직임이 뚝 멈췄다.) 네. 배웠거든요. 같이 추고 싶은 사람이 있었는데, ... ... (꼬리가 다시 아무렇지 않은 듯 살랑 움직였다.) ...이제 돌아갈까요?
야화:같이 추고 싶은 사람...?(일전에 저를 보고 불렀던 선생님을 떠올렸어. ...저랑 닮은 사람인가? 그러면서도 소중한? ...) 나중에 꼭 출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거예요. 분명요. (그것이 그 사람과 출 수 있는 기회라고는 단언할 수 없지만...) 네, 돌아가요. 볼만큼은 다 봤으니까요.
교문을 벗어나 멀어질수록 선명하게 울리던 노랫소리가 희미해집니다.
야화:(희미해지는 노랫소리를 귀담아 듣다가 느닷없이 궁금증이 생겨 네게 물어봤어.) 시린. 시린은 여러 능력이 있는 것 같은데... 신목이랑 이야기하는 거 말고도 다른 능력들도 있어요?
시린:능력이요? (잠깐 생각하다가,) 신목은 이계와 인계를 잇는 문이지만, 열기 위해서는 복잡한 조건이 필요해요. 나는 강제로 신목의 문을 개방해 인계와 이계를 넘나들 수 있어요.
9개의 방울은 어둠 속에서도 반짝이며 빛나고 있습니다.
시린:이건 내 힘이 담긴 방울이에요. 문을 여는 것뿐만이 아니라,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죠.
야화:그거 엄청난 능력 아니에요...?(네 말에 신기하다는 내색을 비추며 방울을 바라보다가) 제가 가진 방울이랑 꽤 많이 닮았네요 이거? 시린의 힘이 담긴 방울이라니...(방울을 손으로 톡 건드렸어.)
시린:야화가 가진 방울이요? (네 목에 걸린 방울을 보고는,)
확실히, 이건 내 방울이네요. 이게 왜 야화에게 있을까요? ...이 방울은 내가 소중한 사람에게 준 거였거든요. 혹시 누구에게 받았는지 말해줄 수 있어요?
야화:아아... 그렇구나 시린 방울이 맞... 네에...?!(화들짝 놀라서 쉬이 답을 뱉지 못 했어.) 이거 옛날부터 물려져 오던 걸 받은 거였어요. 소중한 사람에게 줬던 거였다니... 그... 돌려드릴까요?
시린:아뇨, 괜찮아요. 기왕 받은 방울이잖아요. 잘 간직해 둬요.
야화:...네...! 시린 거니까... 더 소중하게 간직할게요...!
야화를 안아들고 걷던 시린은 의문이 생긴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시린:...태양은 아닌 것 같은데, 저건 뭔가요?
시린:...달? 우리 세계에는 태양밖에 없어요.
야화:이계에는 태양 밖에 없어요...? 신기해라... 저건 달이에요. 그러니까... 밤에 뜨는 태양과 비슷한 존재예요. 태양의 빛을 받아야만 빛날 수 있지만... 밤에는 달밖에 없으니 결국 어떻게 보면 유일무이한 존재예요. 어때요 이쁘죠?
시린:그래요? (기웃...) 그럼 옆에 점처럼 뿌려져 있는 작은 것들도 달인가요?
야화:별도 처음 봐요?(네 비유가 재밌는지 웃음 소리를 살며시 내었어.) 저것들은 달이 아니라 별이라고 해요. 태양도 일종의 별이긴 하지만요... 아주 큰 우주에서 태어난 아주아주 크고 반짝이는 별들이 이렇게 지구로 신호를 보내오는 거예요. 저 반짝임은 각 별들의 살아있다는 증거예요. 너무 멀리 있는 별들은 마지막 속삭임이 닿는 게 늦어지긴 하지만... 그때가지는 우린 그 별들마저 살아있다고 여길 거예요.
시린:저것도 이계에는 없는 것들이에요. ...왜 이계에는 태양만 있을까요? (어리둥절... 하늘을 올려다보고 걸었다.) 낭만적이네요. (선생님이라면 그렇게 말했을까.) 별이 죽어도 우리 눈에는 계속 빛나는 것처럼 보이는 건 어째서일까요. (저 먼 존재의 반짝임만 느낄 수 있고 생사는 모른다니, 그건...) 선생님이라면 아실까요. ... (작게 중얼였다.)
야화:글쎄요... 어쩌면 그 또한 우리가 파악할 수 없는 영원한 미지일지도 몰라요. 이계에 태양만 있는 이유는.... 태양이 심술꾸러기라서 다른 것들은 다 먹어버린 걸까요?(장난스런 어조로 덧붙이곤) 아니면 별이 죽은 뒤에도 조금이라도 더 오래 남아 남겨질 이들을 위로해주는 걸지도 몰라요. 갑작스레 사라지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것도 없잖아요.(네 작은 중얼거림에는 일부러 답하지 않았지.)
시린:... (잠시 깊게 생각에 잠겼다.) ...그런 걸지도 모르죠. (아니면, ...) 그래도 그 빛이 언젠가는 사라지는 거니까,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고통스럽지 않을까요. ...아마도.
시린은 야화의 다리를 치료해 준다며 집을 어슬렁거립니다.
곧 구급상자를 찾아 야화의 다리를 간단히 소독하고 붕대를 감습니다.
야화:네, 훨씬 나아요. 치료해줘서 고마워요...!
그나저나 오늘 하루종일 돌아다녔는데 시린의 일행을 못 찾았네요...
시린:... ...그러게요. 그래도 야화랑 단 둘이 보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야화:제가 그렇게 좋아요? 그러다 일행들 영영 못 찾으면 어떡하려고요.(그러면 안 된다는 듯이 네 이마에 제 이마를 살짝 꽁- 부딪혔어.)
시린:네, 야화가 그렇게 좋아요. (...) 못 찾으면... (네가 이마를 부딪히자 푸슬 웃었고,) 적당히 포기할까요. (야화가 있는데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야화:(네 맹목적인 애정에 조금 당황스런 눈을 했어.) ...적당히 포기하면 어떡해요. 그럴 때는 더 힘내겠다는 말을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시린은 왜 그렇게...제가 좋은데요? 구해주기는 했지만... 그거 빼고 저희는 만난 적...없지 않아요...?
시린:야화가 힘내라고 하면 힘내볼게요. (눈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곧 네 팔을 꼭 붙잡았다.) ...좋아하면 안 되나요? 이유가 마땅히 필요한가요? 네? 야화. (차마 네 모든 부분이 선생님을 닮아서, 네가 선생님의 이름과 같아서, 네가 마치 선생님과 동일인물 같아서,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서 좋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야화:...(네 묵직한 말에 입을 다물었어. 맹목적인 애정이 안 될 건 없었지. 저도 한때 받았으니까. 분에 넘칠만큼. 너무 넘치고 넘쳐서 결국 다 새어나갔지만, 그 애정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았어. 그 흔적마저도 너무 좋았지. 그 위에 짠물로 몇번이고 도포할만큼.) 사실 이유는 필요 없어요. 하지만 시린... 알잖아요. 영원은 없어요. 시린이 지금 주는 게 너무 좋아서... 푹 빠져있다가... 시린이 돌연 사라지면은요? 이유가 있다면... 언제 사라질지, 왜 그런건지 예측할 수 없지만... 이유 없는 애정은 그만큼 쉽게 가버리더라고요. 아무리 잡으려고...해도 쉽게 녹아서... 남은 건 저 뿐이더라고요.(그 모든 말 내내 웃고 있었지. 웃을 수밖에. 이젠 오래되어서 긁힌 흔적 뿐이니, 웃어야지.)
시린:(네 팔을 붙잡고 있던 손이 네 팔을 따라 내려가다가, 끝내 손에 닿았지. 네 손을 꼭 잡았고.) 나는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만일 사라진다고 해도... 야화에게 부담이나 슬픔을 준 채로 돌연 사라지지는 않을 거예요. ...약속할 수 있어요. (선생님처럼 또 사라지는 것은 싫었다. 다시 웃는 표정의 네 얼굴을 제 시선 끝에 두었다.) 왜 걱정하는 거예요? ...나는 오늘 하루종일 야화가 내 눈 앞에서 사라질까봐, 얼마나 두려웠는데요. (네 표정이라면 뭐든지 좋았지만 어쩐지 지금 이 순간만은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엄지 손가락으로 네 입꼬리를 꾹 눌렀다.) ...내가 좋아하는 게 싫어요?
야화:...(손과 손이 맞닿고, 온기가 올라왔지. 얼마만에 느끼는 온기일까. 친구들과 같이 있어도 따뜻하긴 했지만. 제손을 이리 잡아주고 안아주고 위해주는 이는 몇 년만이지?...) 네, 약속해줘요. 영원히 곁에 남아있어 달라고 어리광부리는 게 아니에요. 시린에게는 시린의 삶이 있는 것도 알아요. 그저... 헤어지게 된다면, 인사해줘요. 다음에 다시 만나자는 말도 올리기 힘들다면 그냥... 만나서 즐거웠다고 잘 있으라고 그렇게 꼭, 인사해줘요. (제 입꼬리를 꾹 누르는 네 엄지손가락을 살며시 잡았다. 딱히 떼어낼 생각은 없는지 힘은 주지 않은 채로.) 시린이 좋아하는 게 싫을리가요. 반대예요. 너무 좋아요. 좋아서 문제예요. ...시린도 내가 사라질까봐 무서웠어요? ...우리 둘다 겁쟁이네요. 겁쟁이예요. 좋아하는 게 사라질까봐 두려워하는 겁쟁이들... 하지만 겁쟁이는 겁쟁이만이 이해해주고 위해줄 수 있어요 그쵸? ...저도 약속할게요. 말없이 사라지지 않을게요.
시린:...약속할게요. 그저 떠나지 않을 거라고, 잘 있으라고 인사할게요. (네가 엄지손가락을 잡자, 네 입꼬리에서 손을 살짝 떼어냈고, 네 손을 잡았다. 곧 네 입술에 제 입술을 살짝 포개었다가, 떼었다.) 혹시, 인사를 하지 못하게 되면 이걸 작별 인사라고 생각해 줘요. (...) 겁쟁이라니. ...그래요, 그럴지도 몰라요. (찬 네 손을 여전히 꼬옥 잡고 있었다. 선생님도 이렇게 체온이 낮아서, 내가 항상 손을 꼭 잡으면 따듯하다면서 웃었던 것 같은데.) 야화와 같아질 수 있어서 기뻐요. (어느새 다시 생긴 꼬리가 천천히 좌우로 흔들렸다.) 영원히 날 좋아해 줘요. ...야화가 날 좋아하지 않는 건, 세상에서 제일 두려우니까요.
야화:(네 일련의 행동을 가만 지켜보다가 입술이 맞닿았을 때 눈동자가 확, 좁혀졌어. 입술이 떼어지는 찰나가 영원처럼 느껴졌지. 처음이었는데 싫지가 않았어.) 첫...첫키스인데...(조그맣게 웅얼거리다가) ... 이걸로 작별인사로요? 으으 너무 나빠요... 그렇게 말하면 더는 뭐라고 할 수 없잖아요...(네 따스한 체온에 제 차디찬 몸이 녹는 기분이었지. 미지근하게 중화된 온도의 합의점이, 우리의 관계일까. 너무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우리에게만 걸맞는 낙원이, 딱 이 온기와 같을까. 둘이서만 만들 수 있고, 둘에게만 의미가 있는 이 연결점이 퍽 좋았어.) 시린은 정말로... 너무 저를 좋아하는 거 같아요. 저랑 같아져서 뭐가 좋아요. 단점만 늘어날 걸요? 시린은 시린인 게 어울려요. 제가 시린을 미워할 일은 아마 절-대 없을 거예요. 이렇게 저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어떻게 미워해요? 어떤 죄를 저질러도 또 다시 좋아하고, 사랑하게 될 거예요.(살며시 흔들리는 네 꼬리를 보다가) ...있잖아요, 꼬리 만져봐도 돼요...?
시린:(네 표정을 눈에 가만히 담다가, 네가 조그맣게 웅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푸슬 웃음을 터트렸지.) 이건 키스가 아니에요, 야화. (네 머리카락을 자연스레 살짝 넘겨줬고,) 하고 싶어요? (대답은 알고 있었지만 그런 물음을 던졌고, 이어진 네 말에는) 야화니까요. ...야화는 내 전부예요. 야화의 모든 점이 좋아요. 야화를 닮아 단점만 늘어난다면, 그 단점을 야화의 단점이라 사랑할 거예요. (...) 야화가 그렇게 나는 나인 채가 좋다고 하면, 바보처럼 이대로 있겠지만요. (귀가 파닥 움직였고,) 정말로요?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어느 생에서도 나만을 사랑하겠다고 약속할 수 있어요? (...) 만일 야화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생이 있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야화'를 사랑하겠지만요. (선생님이 아닌, 야화를.) ...만지고 싶으면 만져도 괜찮아요. (꼬리를 살랑 흔들다가 멈췄다.)
야화:이게 키스가 아니라고요...? 하지만 입이랑...입이 맞닿았는데요...?(아기는 학이 물어다주는 게 아니라는 말 들었을 때보다 더 충격받은 눈...) 뭘 하고 싶냐는 거예요...? 서설마 키스...?(화르륵 얼굴이 달아오르더니) 모몰라요 그런거...!(어쩔줄 몰라서 입을 두손으로 꾸욱 막았다가 손을 떼어내고는) ...시린이 그렇게 전부 좋아할만큼 저는 대단한 사람이 아닌데도 말이에요... 그런 점마저도 시린다운 걸까요? (한없이 제가 있을 곳만을 바라볼 이 바보 같은 여우. 분명 네가 말한 선생님도 너를 사랑했겠지. 이렇게 한결 같이 몸이 타올라 재가 되더라도 사랑한다는 이유 만으로 그자리에 꼿꼿하게 서있으니까.) 시린이 무슨 짓을 한다 해도... 저한테 해로운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 그래서 괜찮아요. 분명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을 거예요. ...제가 시린을 사랑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 생이 있다면... 그건 아직 시린을 만나지 못 해서 아닐까요? 만나면 바뀔 거예요 분명.(네가 꼬리를 만지는 걸 허락하자 반색하고 보들보들한 꼬리를 쥐었어.) 엄청 보들보들하고...푹신하고...비단보다 더 부드러워요...!
시린:입이랑 입이 맞닿는 게 끝이 아니에요. (저항 없이 입 막혔고...) 알았어요, 안 할게요. (꼬리가 일정한 리듬으로 살랑살랑 흔들렸지) 딱히 나는 대단한 사람을 좋아하고 싶은 게 아니에요. 야화를 좋아하고 싶은 거죠. (네 볼을 살짝 쓰다듬었다.) 야화는 내 전부라고 했잖아요. (아마 내가 죽는 순간까지도 네가 내 눈 앞에 있다면 그저 웃어버리고 말겠지. 내 안에서 네 존재는, 선생님의 존재는 그랬다. 그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는 유일.) ...그게 야화 입장에서는 해로울 수도 있는데도요? (그냥 이대로 모든 걸 다 외면하고 너랑 이대로 단둘이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네 볼을 쓰담던 손을 내렸다.) ...나보다 내 털을 더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꼬리가 바닥을 몇 번 탁탁 치더니, 손길에 다시 살랑살랑 움직였다.)
야화:입이랑 입이 맞닿는 게 끝이 아니면 뭘 더...?(고민하다가) 더 오래 맞닿기...?(사고의 한계...) ...아무리 봐도 시린의 사랑은 너무 과분한 거 같아요. 선생님도 시린을 많이 예뻐했겠어요. 이렇게나 오매불망 한 사람만 바라보는데 어떻게 미워하겠어요.(너는 분명 제가 죽는 순간에도, 제가 무사하다면 웃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이 온다면 우는 건 오직 저뿐이겠지. 울고 울다가, 마지막에는 너를 위해 웃겠지. 지금은 일어나지 않은 이야기, 그러나 다른 곳에서는 너무 당연하게 일어난 이야기.) 해롭다고요? 이해가 가지 않아요. 상상도 안 가고요...(네 말이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투로 답했어.) 시린의 털이 더 좋은 게 아니라 시린의 털도 좋은 거예요. 이렇게 보들보들한 게...얼마나 귀한데요?(네가 제 뺨을 만질 때도 저는 보들보들한 꼬리를 만졌지. 참 촉감이 좋았어. 휘휘 흔들리는 꼬리를 바라보는 것도 재밌었고.) 그나저나 피곤하지 않아요? 슬슬 잘까요 시린?
시린:.............됐어요. (설명을 포기함.) 혹시 아직도 아기는 학이 물어다 준다는 이야기를 믿는 건 아니죠? (선생님도 그랬던가, 가물가물한 기억을 더듬었다.) 과분하지 않아요. 당연한 걸로 받아들여요. 야화에게 있어 당연한 존재가 되고 싶어요. (선생님 얘기가 나오자 귀가 축 처졌다가,) ...그랬죠. 선생님은 영월호 요괴라면 다 예뻐하셨거든요. 예외가 없었어요. (야화도 나 말고 모든 사람을 전부 사랑하겠죠. 그런 말은 끝내 입에서 꺼내지 않았고,) 상상이 안 간다고요? 낯선 요괴를 너무 믿는 것 같은데요, 야화. (그래도 그게 기분이 좋은지 다시 꼬리가 살랑였다.) 네, 알았어요. 둘 다 좋은 걸로 알아둘게요. (삐진 듯 작은 여우로 변한다. 그리고 네 품을 빠져나와 집을 어슬렁거렸고,) 아직이요. 야화는 피곤하면 먼저 자도 괜찮아요. 그나저나 이건...
야화:
지능
기준치: |
50/25/10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곳에 쌓인 낡은 문헌은 분명히 전해 내려오는 옛 고서들이었죠.
그러고 보니, 야화도 어릴 땐 재미 삼아 창고를 오가며 오래된 책을 읽었던 것 같습니다.
시린은 야화에게 허락을 구하고 서적을 들춰보기 시작합니다.
한 번 자리 잡고 문헌들을 읽기 시작한 시린은 일어날 줄을 모릅니다.
야화:(으음 한참 책 읽을 거 같은데... 방해하지 말고 잘까...?)
야화:시린 너무 늦게까지 읽으면 안 돼요? 몸 상하니까요. 저는... 내일도 축제니까 먼저 잘게요.(침대로 꼬물꼬물...)
───⋆ ☄︎. ·˚ 三⽇ ⋆ ☄︎. ·˚ ───이별
어제 다쳤던 다리의 통증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시린이 응급처치해 준게 그렇게 효과가 좋았나?
주위를 둘러보면 시린은 집에 없는 것 같습니다.
야화:일행을 찾으러 먼저 나갔나...? 일단 씻고 학교갈 준비를..
멋대로 눌러앉을 땐 언제고 멋대로 떠나버린 걸까요?
간다면 간다고 기별이라도 해 줬다면 좋았을 텐데요.
아무튼, 그런 배은망덕한 녀석은 잊고 등교할 준비나 합시다.
야화는 오늘도 축제일을 보조하느라 바쁠 예정이니까요.
야화:... 아니야. 가기 전에는 그래도... 인사는 해준다고 했으니까... 바쁜 일이 있는 걸 거야.(일단 지금의 할 일에 집중하자...!)
(챱챱 씻고 옷 갈아입고 등교!)
밤새 누군가의 소행인지, 축제 세트의 일부가 파손되었다는군요.
위원장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엔 엉망으로 찌그러진 공연용 스피커들이 놓여 있습니다.
야화:
관찰력
기준치: |
50/25/10 |
굴림: |
1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야화:평범한 학생이 저렇게 부술 수 있나...?
축제 위원회장:아무튼, 후원해주시는 측에서 새로 기자재를 보급해주시기로 했으니 다행이지. 야화는 다른 친구들이랑 이것 좀 밖으로 내다 놔줄래?
그 말에 위원회 측 사람 몇이 팔을 걷고 다가옵니다.
야화:네...!(보태려고 자기도 거기로 다가감...)
야화 역시 망가진 스피커를 나르기 위해 움직이던 그때,
축제 위원회장:그런데 왜 어제 내내 같이 있던 친구랑은 따로 왔어?
아까 마주쳤는데, 싸우기라도 했니?
야화:어... 잠깐 일이 있어서 갔... 네? (변명하려다가 허둥지둥 다시 말을 바꿨어.) 먼...먼저 축제에 가고 싶다고 해서요! 그 그래서 따로 왔어요,,,!
단순히 먼저 집을 떠나 축제에 오고 싶었던 것 뿐일까요?
그렇다면 왜 야화한테 말도 하지 않고 왔을까요.
문득 야화의 마음 한편에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야화:(갑자기 이런 이유가 뭐지...? 고서에 뭐가 적혀있었나...?)
혹시, 기자재를 망가뜨린 게 시린은 아닐까요?
그런 생각이 들자, 연이어 여태까지의 사고도 꼬리를 물고 떠오릅니다.
야화가 당한 불운의 사고 중에 시린의 짓이 섞여 있다면?
어디선가 비명이 들려, 생각이 강제로 끊깁니다.
야외에 놓인 요리 부스 한구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멀쩡히 잘 달려있던 무거운 간판이 떨어집니다.
부상자가 발생한 듯 구급차를 요청하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아수라장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어디론가 뛰어가는 시린을요
총 세 번의 민첩 판정을 거쳐 두 번 이상 성공 시 시린을 붙잡습니다.
야화는 저 멀리 뛰어가는 시린을 잡으려 뛰어갑니다.
야화:
민첩
기준치: |
50/25/10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야화:잠...잠깐만요...!(쫓아가려고 시도는 하지만 여의치 않았고...)
이번에는 또 어디서 불이 난 걸까요? 학교에 비치된 소화기로는 부족합니다.
야화:
민첩
기준치: |
50/25/10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순식간에 아래 깔린 사람은 머리에 피를 흘리며 기절해버립니다.
야화:
민첩
기준치: |
50/25/10 |
굴림: |
3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하나하나 전부 도울 여력이 되지 않았어. 이게 무슨 일인지, 이에 대해 아는 건 시린일 거라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었지.)
야화가 혼란 사이를 가로질러 열심히 뛰자, 시린이 조금 가까워집니다.
야화:
민첩
기준치: |
50/25/10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많이 가까워집니다. 소리치면 들릴 것 같은 거리에 있습니다.
야화:
민첩
기준치: |
50/25/10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혼란을 틈타 소매치기를 시도한 사람이 야화의 앞을 지나쳐 달려갑니다.
야화:
민첩
기준치: |
50/25/10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야화는 학교 뒤편 쓰레기 소각장에 도착합니다.
시린은 야화를 등지고 서서 한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시린은 야화가 따라가는 걸 눈치채지도 못했는걸요.
그에 응하듯, 생전 처음 듣는 목소리가 이어집니다.
시린의 맞은편에는 검은 인영이 일렁이고 있습니다.
뱀과 여우를 섞은듯한 외형의 요괴로 변합니다.
내내 숨기고 있던 귀, 꼬리가 돋아나고, 눈매에는 요기가 서립니다.
두 요괴가 꼿꼿하게 마주 서자, 형형한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시린과 낯선 요괴는 당장이라도 엉겨 붙어 싸울 것처럼 대치합니다.
대체 왜 이렇게 흉흉한 표정으로 대립하는 거죠?
감정이 격양된 두 요괴 주변에 검은 안개가 장벽처럼 피어오릅니다.
안개에 닿은 벽과 바닥이 순식간에 부식됩니다.
인간은 가까이 가기만 해도 크게 다칠 게 분명합니다.
시린:이곳에 혼란을 일으킨 건 네 짓이잖아요, 이채. 네 기운을 내가 못 느낄 것 같아요? 흩어진 사자들에게 무슨 짓을 한 거예요?
이채:후후, 그렇게 단호하게 말하니 변명할 수도 없겠네. 그래, 전부 내가 저지른 짓이고, 그런 피라미들은 다 죽였지.
시린:이런 짓을 저지르고도 용서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채:들어봐. 난 전부 우리의 세계를 위해서 한 거야.
이채:너나 다른 사자들같이 인간에게 무른 자들이 방해해서, 이계는 멸망을 맞이할 테니까. 우리는 이렇게 멸망할 수 없어, 살아남아야 해. 인간을 싸고도는 너희는 전부 세계의 배신자라고!
시린:인간도 요괴도 결국 한 세계의 주민인데, 척을 질 필요 있나요?
이채:웃기지 마. 너도 이제 진실을 알고 있잖아? 이계는 틀렸어. 멸망을 막을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고. 인계의 주민을 이계로 보내고 우리가 인계를 차지하는 것 외엔 없다는 거, 알고 있잖아!
시린:그럴 수는 없어요. 야화가 있는 세계를 엉망으로 망칠 수는….
시린:……아니예요, 단지 그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니까!
이채:말은 그렇게 해도 역시 나를 방해할 생각이구나. 지난 이틀간 널 관찰했어! 넌 이계의 멸망을 막을 방법을 찾긴커녕, 인간이랑 붙어서 시시덕거렸지. ‘선생님’의 피를 이은 아이가 그렇게 소중하니?
어쩌나, 그 앤 지금쯤 내가 파둔 함정에 걸려서 널 의심하고 있을걸. 이럴 줄 알았으면 역시 그때 한 번에 죽여버렸어야 했는데.
신목의 수호자인 널 대체할 자는 없으니 여태 살려두었는데, 결국에는. 이게 다 인간 때문이야, 인간이 널 망쳤어.
시린:...일단 이계로 돌아가요. 다시 방법을 잘 찾아보면 어떻게든.
이채:마음을 돌리지 못한다면 이제 상관없어. 너 같은 거, 인간들이랑 같이 사라져버려!
그 말을 마지막으로, 두 사람을 둘러싼 검은 안개의 장벽이 굉음과 함께 순식간에 날아갑니다.
야화 역시 휘몰아치는 날카로운 바람에 넘어질 뻔 합니다.
무언가 ‘열려선 안 될 문’이 억지로 열리는 듯한 소리와 시린의 다급한 외침이 들립니다.
야말로 ‘괴물’이라고 불리우는 존재가 소환되었단 사실을 깨닫습니다.
야화:
SAN Roll
기준치: |
49/24/9 |
굴림: |
1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채라고 불린 요괴는 소리 높여 웃으며 시린에게 삿대질합니다.
이채:이대로 너는 이곳에서 죽는 거야. 네가 그토록 사랑하는 인간들이랑 같이!
야화를 등지고 선 괴물은 그대로 아가리를 벌려 단숨에 이채를 집어삼킵니다.
생살과 뼈를 씹는 기이한 소움과 함께 귀를 찢는 비명이 소각장에 울려 퍼집니다.
✷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광경에, 이성 ✷
야화:
SAN Roll
기준치: |
48/24/9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무심코 뒤를 돌아본 시린과 야화의 눈이 마주칩니다.
시린의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간 것 같지만,
축제로 인해 사람이 많이 모여든 학교 중심부로 괴물이 빠져나가기라도 하면,
상상도 못 할 만큼 거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할 테니까요.
그와 동시에 보이지 않는 끈에 묶이기라도 한 듯,
괴물은 몸을 꿈틀거리며 제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산 중턱에서 잠시 멈춘 시린은 숨을 고르다 긴박하게 입을 뗍니다.
시린:잘 들어요, 야화. 우린 사냥개에게 '인식' 당했어요. 사냥개는 집요해서 우릴 잡아먹을 때까지 쫓아올 거예요. 그게 다른 세계라도 말이에요.
하지만 도망칠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에요. 이채가 먹히는 사이 내가 빠르게 사냥개의 감각에 주문을 걸어두었어요.
근처에 있던 우리를 쫓아오고 있지만, 완벽하게 인식한 건 아니라는 뜻이죠.
같이 사냥개를 쫓아내요. 우리에게서 멀어지면 자동으로 인식이 풀릴 거예요.
인계에서 인명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고 사냥개를 멀리 떠나보낼 방법은 없으니, 신목을 이용할까 해요. 내가 문을 열테니... ... ... 야화가 사냥개를 신목 쪽으로 유인해 줄래요?
1. 야화가 미끼가 되어 사냥개를 신목까지 몰고 옵니다.
2. 시린이 신목의 문을 열어 통로를 개방합니다.
3. 문 안으로 들어간 사냥개가 시공을 건너는 통로에 들어갑니다.
4. 이계에 도착하기 전에, 시린이 문을 닫습니다.
5. 사냥개는 이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통로에 갇힙니다.
통로에 갇힌 사냥개는 다른 차원으로 이동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야화와 시린은 벗어날 수 있습니다.
애초에 사냥개는 이채에 의해 억지로 소환되었으니까요.
두 사람이 완전히 인식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작전입니다.
하지만, 작전이 실패해 야화나 시린이 인식된다면,
사냥개는 표적을 집어삼키기 위해 다시 인계로 돌아오겠죠.
시린:위험에 빠트려서 미안해요. ...부디 나를 믿고 한 번만 도와줄래요?
그렇게 말하며 시린은 야화에게 손을 내밉니다.
야화:(쫓아낼 수 있을까. 문득 죽음 앞에서 자연스레 올라온 불안감에 흔들리다 고개를 도리질 치고는 마음을 다잡았어. 여기서 해내지 못 하면 다른 이가 죽는다. 그렇다면 제가 해내야만 했다.) ... 제가 아니면 누가 시린을 돕겠어요. 할게요.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서는 원래 그만큼의 목숨을 걸어야 하는 거예요. 꼭... 살아남아요.
시린:...고마워요. (네 손을 꼭 마주 잡았다.)
그런데도 그 손은 굳세게 야화의 손을 맞잡습니다.
당신을 지키겠다는 결의가 살결을 타고 느껴집니다.
곧이어, 사냥개에게 걸린 속박의 주문이 풀립니다.
가지와 가지 사이를 뛰어넘어 먼저 신목이 있는 방향으로 달려갑니다.
발이 느린 야화만 홀로 사냥개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야화:(그래도 해내야만 해. 해내지 못 하면 모두가 죽어!)
야화:
민첩
기준치: |
50/25/10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거대한 아가리가 뒤에서부터 쫓아와 한 번 크게 딱! 소리를 내며 이를 부딪칩니다.
야화:...!(꺄딱하면 물릴 뻔 했어...!)
2
야화와 괴물 사이의 간격은 줄어들긴 커녕 점점 더 가까워집니다.
야화: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3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야화는 갑자기 방향을 전환해 오른쪽으로 몸을 던집니다.
속도를 따라오지 못한 사냥개가 왼쪽으로 가다 몸을 틀어 쫓아옵니다.
그렇게 야화는 넘어지기 직전의 위태로운 자세로 계속 달립니다.
이렇게 쉴 틈 없이 달려본 게 언제가 마지막이었죠?
여태까지의 달리기 기록을 전부 갈아치우는 것 같습니다.
야화: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다행히, 빠져서 바닥을 구르기 전에 가볍게 피해갈 수 있었습니다.
나뭇가지가 팔을 긁고, 신발이 벗겨지기 직전입니다.
저 멀리에서 신목에 손을 짚고 있는 시린이 보입니다.
야화:
민첩
기준치: |
50/25/10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한 뼘 차이로 사냥개는 나무에 충돌하며 빨려 들어갑니다.
기운이 빠진 야화까지 끌려가는 걸 시린이 잡아줍니다.
보이지 않는 출입구는 달려드는 사냥개를 반갑게 맞이하고,
야화:(...! 나도 빨려들어갈 뻔 했어...)
시린: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성공했어요, 야화. (네 등을 토닥여 준다.) 이제 끝났어요, ...미안해요.
야화:다...다행이다...진짜로... 진짜로 죽는 줄 알고...(풀썩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았지. 어느새 눈가로 눈물이 방울 방울 차올랐어.) 조금이라도...헛딛으면 죽는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무서워서... 죽자살자 달리긴 했었는데요... 그러니까 그...(절로 흐르는 눈물 방울을 쉼없이 닦아냈어. 네게도 이런 건 익숙치 않겠지. 저만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되는데...)
시린:...미안해요, 미안해요. 이런건 절대 시키고 싶지 않았는데... (네가 주저앉자 저도 네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무릎을 꿇고 앉았다. 네 팔을 잡아당겨 품에 기대게 했고,) ...이제 좀 쉬어요. 수고했어요, 야화. ...도와줘서 고마워요.
야화:그...그게 그래도 살았으니...히끅...된 건데...흑...(눈가가 붉게 짓무르도록 울음이 터져나왔어. 이렇게 울어본 게 얼마만일까. 울면 안 된다고, 울어서 해결되는건 없다고 강하게 버텨야한다고 스스로를 몰아붙였는데. 이렇게 막연하게 울 수 있는 것도 네가 있어서 때문일까.) ...시린이 잘...못이 아닌 걸요. 그 죽어버린 요괴 때문이죠... 그래도 살았으니까 된 거예요... 시린도, 저도... 다른 이들도 안 죽어서 다행이에요...
시린:(그저 일정하게 네 등을 토닥였다. 네게 이런 일을 시킨 것이 아직도 마음에 걸리는지 시선은 땅에 내리꽂혀 있었고,) ...내 잘못도 있었어요. 진작에 알아채고 막았어야 했는데. (네게 미안하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제 품에서 살아있는 네 온기에 안심한다. 그게 우스워서 낮은 웃음을 흘렸다.) 그래요, 아무도 안 죽어서 다행이에요. ...야화가 모두를 살린 거예요. ...이채는, 안타깝게 됐지만. (말과 반대되게 목소리는 그저 담담했다.)
야화:(네가 토닥여준 덕에 얼마 안 가 진정했아. 살짝 맹맹한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게 창피했지만 티를 내지 않곤) ...아니에요. 시린은 나름 최선을 다한 거잖아요. 그정도는 저도 알 수 있어요. ...잠깐이라도 오해할 뻔 해서 저야말로 미안했어요... 너무 타이밍이 좋게 맞아떨어져서... 아닌 걸 알면서도 아주 잠깐 의심했었어요... (고해하듯이 조심스레 털어놓다가 의구심이 생겨서 돌연 질문을 던졌어.) 그런데... 이채라는 자는 누구예요? 아는...요괴 같았는데 말이에요.
시린:(네가 진정한 것 같아서 토닥임을 멈췄다. 대신 꼬옥 끌어안았고,) ...어쩔 수 없던 거였잖아요. 그것도 이채의 음모였는걸요. 그렇게 치면, 내가 야화에게 미안해할 게 더 많을걸요. (일단 침대에서 제압한 것도 그렇고...) 아, 같이 인계에 사자로 파견된 요괴예요. 왜 이렇게 과격한 방법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야화:그런가요...? 그러면 둘다 잘못했고... 서로 사과했으니 이제 된 걸로 해요.( 저를 꼬옥 끌어안는 널 보고 이제서야 웃음을 터뜨렸어. 좀 숨통이 트인 것 같았지.)...같이 파견된 요괴였군요. 그... 엿들으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들어보니까 이계는 멸망할 예정이니 여기로 오는 수밖에 없다고 했잖아요. 그냥...신목의 문을 열어서 여기로 오면은 그러면 안 되는 거예요...?
시린:...서로 퉁치는 건가요? (네가 웃음을 터뜨리는 것을 듣고 작게 푸슬 웃음을 터뜨렸지.) 그럼 그런 걸로 해요. (이내 꼭 안고 있던 널 놓고는,) 아, ... 지금은 무리예요. 사실은...
아니, 눈이라기엔 그 안에 있는 본질을 읽어낸 것 같습니다.
시린: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마지막 절차가 필요하거든요. 우리가 사냥개에게 인식당한 걸 기억하는 한, 언제든지 다시 쫓길 수 있어요.
그러니까 그 부근의 모든 기억을 지워야 해요.
시린:...우리의 첫만남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거의 전부 다요.
야화:... 거...거짓말...그냥 사냥개한테...인식당한 부분만 지우면 안 되는 거예요...? 원해서 그렇게 된...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어째서...
시린:...어쩔 수 없어요. 사냥개에게 인식당한 부분만 지우면 기억에 구멍이 생겨서 다시 떠오를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야화에게 또 갑작스러운 이별을 만들어주고 싶지 않아요.
야화:하지만 이것도...갑작스럽잖아요. 영원히 헤어질 거란 생각은 안 했지만... 아예 아무것도 기억을 못 하는 건 더 너무 하잖아요. 저도 시린을 떠올릴 방법이 사라지고... 시린도...저를 떠올릴 방법이 사라지는 거잖아요...
시린:...괜찮아요. 우린 다시 만날 거예요. 서로 알아보진 못하겠지만, 이 방울이 우리를 이어주고 있으니까요. 나는 야화가 죽는 게, ...잊혀지는 것 보다 더 싫어요. 부탁이에요, 다시 만날 그 날까지만, 우리가 함께한 축제를 잊어줄래요? 대신 나는 훨씬 오래 기다렸으니까, 조금만 더…….
야화:...이 방울이 정말로 계속 우리는 이어주는 거예요...?(제 품에 있는 방울을 떠올렸어.) 저도...시린이 죽는 건 싫어요. 기억 하나 때문에 시린을 위험에 처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죽는 것도 싫고요. ...아주 행복한 세상은 아니었지만, 아직 죽기에는 세상은 너무 찬란하잖아요 그쵸?(그 짧은 생을 역으로 태엽을 되감듯 되감다가) 기다릴게요... 언제 다시 만날지는 모르겠지만. 시린 말대로...이 방울이 있으니 우리는 분명 맞닿을 거예요.
시린:그럼요. 우리가 처음 만난 것도 분명 이 방울 덕분일 거예요. 어디에 있든, 우린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 (그렇게 믿자, 너와 나는 어디에 있든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내가 선생님에게 준 방울이 우릴 다시 이어줄 거라고...) ...네. 나는 야화가 이 찬란한 세상에서, 달도 별도 뜨는 이 세상에서 행복해지길 바라요. (마지막으로 손을 꼭 잡았다가 놓았다.) 때가 되면, 날 다시 만나러 와 줘요. 언제나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그 신목 아래에서 계속.)
그와 함께 멀어지는 의식 속에 희미한 작별 인사가 스쳐 지나갑니다.
───⋆ ☄︎. ·˚ 結末 ⋆ ☄︎. ·˚ ───9월의 끝에서
인파가 가득한 축제는 벌써 마무리에 접어들어,
사람들은 각자 자리를 잡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습니다.
모르는 얼굴의 사람이 당신의 옆에서 말을 겁니다.
어라, 그러고 보니 야화는 이 사람의 어깨에 기댄 채로 졸고 있었습니다.
어쩐지 머릿속이 안개가 가득 찬 것처럼 뿌옇습니다.
시린:누군가의 장난으로 불꽃이 전부 망가져서 이번 시일제의 불꽃놀이는 없을 뻔했는데,
그때, 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고 검은 하늘을 바라봅니다.
야화:(아는 사람인가? 이렇게 이쁜 사람을 못 외울리가 없는데... 그런데도 아무리 기억을 헤집어도 생각나는 게 없어서 무어라 말을 하지 못 했어. 그 흔한 상투적인 말조차 밖으로 나오지 않았어. 우리 어디서...만난 적 있지 않아요?)
야화의 옆에 앉은 낯선 이는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
오색찬란한 그 꽃잎이 하나씩 떨어져 나갑니다.
떨어지는 불씨 하나가 야화의 무릎 아래 내려앉습니다.
알록달록한 색의 반딧불이를 보며 사람들이 감탄합니다.
야화:세상에 반딧불이가...! 못 본지 오래 됐는데...
시린:그러니까 이건, 야화에게 주는 작별 선물이에요.
그 사람은 그 말을 남긴 채로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이젠 조금의 미련도 없는 듯 등을 돌려 멀어집니다.
어떤 감정은 흩날리는 불씨가 되어 마음의 밑바닥에서 타들어 갑니다.
그 누군가의 이름도, 얼굴도, 존재 여부조차 기억나질 않습니다.
꼭 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람과 헤어지는 것만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이별’이라는 이름을 가진 별의 폭발.
허전한 마음을 뒤덮는 오색찬란한 하늘의 불꽃놀이,
하늘에 새겨진 별의 무덤과 그곳에 바쳐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그러고 보니, 어떤 세계에는 달이 없다고 했습니다.
달이 없는 그 세계에 떨어지면 이런 기분일까요.
언젠가 야화, 당신을 둘러싼 모든 일상과 멀어지는 기이한 곳에 찾아간다면,
이런 축축하고 무거운,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걸까요?
달이 없는 곳에도 사람이 부족함 없이 살아간다면,
그곳에서 즐기는 축제나 불꽃놀이는 특별할지도 모르죠.
어떤 기억이 물에 젖은 솜처럼 가라앉는 와중에,
누군가의 멀어지는 등과 하늘에 펼쳐지는 불꽃놀이만 당신의 눈에 선명하게 각인됩니다.
불꽃놀이가 끝날 때까지 함께한 사람들은 만나고자 한다면 반드시 다시 만난다고 합니다.
당신이 그리워하는 사람도 분명 같은 불꽃을 봤을 거라고,
갑작스럽게 팔천 구백 개의 다리를 가진 뱀이 떨어지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오로지 상식의 선 안에서 사건이 발생하고 해결됩니다.
하지만 언젠가 당신의 눈앞에 꿈같은 이야기가 펼쳐질 거예요.
이 빛을 따라와. 가장 아름다운 광경을 보여줄게.
야화는 인계에 남고, 시린은 이계로 돌아갑니다.
야화가 지나온 과거를, 혹은 앞으 로 겪을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면 바꾸시겠습니까?
야화:...(무언가를 바꾼다는 건, 그만한 각오를 지니고 행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움직이지 않는 자에게는 변화가 오지 않는다. 영원을 원한다면, 정말로 영원에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을 얻으려면 우습게도, 움직여야 한다. 안주하지 않고, 살갗이 찢어지도, 손발톱이 나가더라도 움직이면. 그 피는 대지를 적시고 씨앗을 틔울 것이다. 그 씨앗을 우리는 '신목'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바꿀 거예요.
정체를 알 수 없는 곳으로 몸을 내던질 만큼…….
이제는 익숙한 어지러움이 야화를 집어삼킵니다.
위엄있게 자리를 지키던 신목조차 반쯤 몸이 꺾여 있습니다.
폐허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잘게 조각난 파편들 속에서…….
간신히 만났다는 안도감에 울음을 터뜨려버릴지도 모르겠어요.
야화가 시린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면,
폐허에 등을 대고 비스듬하게 기대앉은 시린이 보입니다.
야화:
SAN Roll
기준치: |
45/22/9 |
굴림: |
61 |
판정결과: |
실패 |
피로 그려진 원 안에서, 시린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야화를 봅니다
시야가 흐린 듯 눈을 깜빡이던 시린은 야화를 보고……
야화:시린...! 지금 웃을 때가 아니잖아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지금은 이런 걸...다시 말하러 온 게 아니에요.
시린:...왜요? 지금 내 앞에 야화가 있는데. (꼬리가 가볍게 흔들렸다가, 마지막 말에 멈췄다.) ...무슨 말이에요?
야화:... 있죠. 기억나요? 불꽃놀이 같이 보겠다고... 했던 거요.(네 눈 앞에는 제가, 제 눈 앞에는 네가 있었다. 그때는 어땠더라, 울었던가. 어떻게 해도 살릴 수 없는 널 보고 목이 놓아라 울다가 웃었던가. 네가 바라던 대로 활짝. 하지만 그 결말을 반복하기 위해서 온 게 아니었다. 한 번 더 네 얼굴을 보는 걸로 만족하고자 온 게 아니었다. 네가 저를 수백년 기다린 것처럼, 저도 너를 수백번이고 그리고 그려서. 그 그리움이 쌓이고 쌓여 왜곡을 빚어냈다. 세계의 관점에서는 이물질을, 우리의 관점에서는 기적을.) 바보...바보예요 시린은. 자기는 죽든 말든 신경도 안 쓰고...팔도 없는데 제가 보였다는 이유 하나로만 웃어버리기나 하고. ...안 살리고 싶다 잘됐다, 죽었으면 좋겠다고 막말이라도 했으면 어쩔려고...(순간 울컥했으나 피가 나도록 입술을 즈려물었다. 지금은 울때가 아니었다.)
시린:...기억나요. 일주일도 안 된 이야기잖아요. 야화에게 후야제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귀가 파드득 움직였다. 이어 눈을 접어 웃고는,) 어쩔 수 없어요. 야화가 보였는데요. 애초에 살리고 싶지 않았으면, 야화가 이리로 다시 오지 않았겠죠. 바보는 야화예요. (네가 입술을 즈려무는 것을 보고 손으로 막고 싶었으나, 일어날 힘이 없었다. 소리로 네 발치를 툭툭 건드렸다. 그러지 말라고.) ...그리고 나에게 막말할 야화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겠지만, 야화가 아는 말이라면 뭐든 들어야죠. ...내가 거짓말을 쳐버렸으니까요. (...) 미워요? 한소리 하고 싶어졌어요?
야화:진짜 바보는 시린이에요... 시린 입장에서는 그렇게 오래되지도 않은 기억일 텐데 다 까먹고... 저 혼자서만 기억하고... 그렇게 멋진 척 다 하더니...(귀가 파드득 떨리는 널 눈에 담았어. 그러다 네 말이 이어지자 더는 참지 못 하고 어느 만개했다 스러지는 꽃처럼 흩어져 네 품에 안겼지. 저번에는 네가 먼저 손을 뻗었던가. 아, 이번에는 그전에 제가 먼저 안아주리라. 그 품이 허전하지 않도록. 또 다시 그 손이 온기를 찾아 허공만을 뱅뱅 맴돌지 않도록. 너만이 제게 손을 뻗은 것이 아닌, 저도 네게 이렇게 손을 뻗었다는 걸 알게끔.) ...맞아요 살리려고 왔어요. 이번에는 그 무엇도 잃지 않는 결과를 만들려고 왔어요. ...시린에게 있어 야화는 어떤 존재인 거예요 대체...(당당하게 제게 막말할 야화가 없다고 선언하는 널 보고 웃을 상황이 아닌데도 웃음이 입밖으로 흘러나왔어.) 저 생각보다 나빠요. 엄청 나빠서... 이기적이라서... 이렇게 찾아왔어요. 마구마구 생떼 부리러 온 거예요. 시린 살아나라고요. 그리고... 시린만큼 기다리기에는 제 몸이 너무 약해서 그전에 모든걸 해내려고요.(한소리하고 싶어졌냐는 네 물음에 네 눈을 올곧게 바라봤어. 보아라, 이 두눈에 너를 향한 질책이 한 줌이라도 있는지. 만월의 빛을 머금은 달맞이 꽃이 눈동자 아래에서 사랑이고, 그 위로는 청록이 춤을 추니. 아, 산개하는 봄에는 너를 향한 애정 밖에 없구나.) 없어요. 그런 말 하는 것도 시간낭비인 걸요...
시린:...네?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다. 너와 관련된 기억은, 요 며칠간의 기억과, 그리고 수백 년 전의 선생님의 기억 뿐인데. 어째서 너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 ...야화? (만개한 꽃처럼 제게 안기는 너를 한 손으로 꼭 받아 안고는 습관적으로 꼬리로 돌돌 감쌌다. 다 꺼져가는 제 온기에 비해서 품에 안긴 네 온기가 너무 따듯해 무심코 작게 웃어버릴 정도로 네가 좋았다. 분명 네 체온은 항상 나보다 차가웠는데, 어째서 이렇게 됐을까.) 어떻게 살리려고요. 다른 방법이 없어요. ...닫히기 전에 돌아가요. 그리고 나에게 있어 야화는... (잠깐 입을 닫았다가, 열었다.) 전부예요. (익숙하게 네 귓전에 나리는 그 말.) 이미 알잖아요, 야화. (네 웃음소리가 들리자, 귀를 파닥파닥 움직인다. 이어진 네 말에 또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요? 그럼 내가 엄청 희귀한 야화를 만났나 보네요. (꼬리가 널 더 꼬옥 안다가, 이내 놓는다. 시간이 없었다. 어리광 부릴 시간이 없음을 알고 있다.) 난 이제 살아날 수 없어요. ...그래서 기다려 달라고 하려고 했는데, ...그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꼬리가 평화롭게 살랑 흔들렸지. 네 앞이기에 보일 수 있는 모습.) 아까부터 무슨 얘길 하는 거예요? (올곧게 제 눈을 바라보는 너를 더이상 잘 보이지 않는 흐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만월의 불꽃같은 그 모습은...) ...야화가 내게 하는 말 중에 시간낭비란 없어요. (그게 마음에 정말 안 들었는지, 꼬리를 바닥에 탁탁 쳤다. 힘이 빠져서 예전같지도 않았지만.) ...돌아가요. 곧 신목의 문이 닫혀요.
야화:...(처음 만났을 때는 너만이 저를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제가 네 전부를 기억하고 있었다. 저조차도 기억하지 못 하는 저를 알았던 너와 반대로, 이제는 네가 지운 기억까지 쥐고 있는 건 저였다.) ...모르겠죠. 모르겠으니까 말하러 왔어요. 그거 말고도, 시린은 우리 학교에서 온 적 있어요. 축제도 같이 즐겼고요... 같이... 이것저것 즐겁게 놀았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같이 불꽃놀이를 보자고 했었는데... 완벽하게 끝나기도 전에 시린이 등을 돌렸거든요. 그게 무슨...작별인사예요. 통보죠. 미워요... 정말...(습관처럼 저를 감싸안는 꼬리가, 익숙하지 않으면서도 익숙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이 식어가는 온기에, 초조해질 법한데도 평안했다.)...사실 밉지 않아요. 하나도 안 미워서 탈이에요. 오히려 좋아요. ...단 며칠 만난 사이가 뭐라고 이렇게 좋냐고 그때는 뭐라고 했었는데... 이번에는 제가 그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겠어요. 아니 며칠이라고 하기에는 그보다는 길까요...? 아무렴 어때요.(항상 모든 열쇠를 쥐고 제가 주면서, 선택지를 안겨주던 건 너였는데. 발버둥치고 발버둥쳐서 이번에는 간신히 제 손으로 열쇠를 쥐게 되었다. 모든 걸 뒤집을 단 하나의 열쇠. 이 지독한 애정이 없었다면 일어나지도 않았을 유일.) ...엄청 희귀한 야화예요. 다시는 못 만날 야화고요... 이번이 마지막일 테니까요.(마지막, 그래 마지막이지. 이 비극은 제 손으로 끊어낼 테니까. 일생을 단 한 번을 같이 하지 못 해 수백년을 버리는 여우도, 수십년의 인생을 갈아넣어 죽기직전에서야 얼굴을 다시 보는 사람도 없앨 것이다.) ...네, 알아요. 그래서 저는 방울을 들고 떠났었어요. 신목의 문은 곧 닫히고... 닫히고 난 뒤에는 어떠한 방법도 없어요.(시야가 흐려졌는지 제대로 저를 두 눈에 담지 못 하는 네가 가엾고도, 애틋해서 얼굴을 끌어안았어. 그러다가 이번에서야 제가 먼저 그 이마에 입을 맞췄지.) ...잘 안 보이죠? 하지만 온기는 아직 느껴지는 거죠? ...항상 시린이 따뜻했는데 지금은 제가 더 따뜻한거 같아요... 하지만 저는 따뜻한 시린이 더 좋아요.(신목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투로 네게 오롯하게 집중했어.)
시린:(네가 하는 말이 하나도 이해되지 않았다. 머리에 검은 안개가 낀 것처럼 제대로 된 사고가 불가능했다. 내게는 그런 기억이 없는데, 너는 자꾸만 어느 추억을 보고 온 것처럼 말한다. 답답함에 네 팔을 꾹 잡았다. 손에 힘이 빠져 손이 내려가 곧 네 손을 꼭 잡은 꼴이 되었다.) ...모르겠어요. 아무런 기억이... 내가 왜 야화를 두고 그냥 가겠어요. 무슨 이유가 있었겠죠. (잠깐 말을 멈췄다.) ...그래서, 싫었나요? (비단같다고 네가 칭찬해줬던 꼬리가 피와 물에 젖어 볼품없이 푸석푸석해졌다. 그게 힘없이 바닥에 추욱 늘어진다.) 나는 야화를 또 보고 싶어요. ...야화는 그게 싫은가요? 왜 마지막이라고 하는 거예요? (이해할 수 없는 네 말들에 그렇지 않아도 단적인 사고만 가능한 제 머리가 제대로 가동하지 않는다. 네 품에 제 머리를 기댔다.) 날 보고 싶어서 돌아온 거잖아요, 그쵸? ...그게 맞죠? (네 손을 잡은 온기 없는 제 손이 덜덜 떨린다. 네가 언젠가 말했던 겁쟁이가 되어 간다. 나는 분명히 이 말을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음에도, 흐릿한 의식 속에서 단어가 스쳐지나간다.) ...떠났었다고요? ...신목의 문이 닫히는 걸 알면서, 어째서... (힘 없는 꼬리로 널 툭툭 쳤다. 종이 한 장으로 때리는 것만도 못한 힘.) 돌아가요, 야화. ...난 야화가 죽는 게 세상에서 제일... (이마에 감촉이 닿자, 네 쪽을 쳐다봤지.) ...야화? (네가 제 이마에 입맞췄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벙찐 표정으로 널 잠깐 쳐다봤고,) ...나 이미 죽었나요? 야화가 나에게 이래줄 리가 없는데. (곧 팔을 들어 네 얼굴을 더듬었지,) ...지금 야화는 어떤 표정인가요? 흐릿해서, 알 수가 없는데. (...)
야화:...기억 못 할 거예요. 그때 살기 위해서 우리는 기억을 지웠거든요. 하지만... 결국 떠올렸어요. 왜냐하면 제가 시린을 너무나도 보고 싶어했거든요. 그래서... 방울이 제게 길을 안내해줬어요.(힘이 많이 빠졌는지 제 손만 간신히 잡는 네가 안쓰러웠어. 저를 번쩍번쩍 들고다니던 게 너였는데. 몸 하나 가누지 못 하는 그 모습이...) ...맞아요 이유라면 있었어요. 이해하지 못 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이제는 싫어요. 저도... 안 될 걸 알면서 10년이나 기다린 사람들이 있어요. 부모님이라고도 부르고요. 안 돌아올 걸 알면서 매해 묘지를 가고... 혹시나, 문을 열고 들어와서 야화야-하고 이름을 불러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저도 시린처럼 똑같이 기다렸었어요. 하지만 시린과 부모님은 달라요. 제게는 방울이 있어요. 그렇게 허무하게 놓치고, 불꽃놀이 보자는 가벼운 소원 하나 못 이룰만큼 애타게 빈 시간만을 그려낼 필요가 없단 말이에요.(네 푸석푸석해진 털이 뭐가 어때서. 여전히 제품에 안기던 작은 여우처럼 사랑스러웠다. 지독한 혈향이 풍겨도, 팔 하나가 날라가 균형이 맞지 않아도, 사랑했다. 제 몸이 반토막이 나도 네가 사랑하는 것처럼.) ...시린이 보고 싶어서 그럼 돌아오지 왜 돌아오겠요? 우리 그때 서로의 유일한 이해자이자, 겁쟁이가 되자고 했었는데... 참 그것도 시린의 기억에는 없겠네요. 저도 시린이 제게 질릴까봐 무서운 겁쟁이예요. 아, 지금 반박하려고 했죠? 안 해도 돼요. 아닌 거 아니까요. 안 그래도 힘 없는데 기운 빼지마요...(깃털 하나 날리지 못 할 희미한 힘이 저를 두드리는 걸 느꼈다. 이 미약한 힘에서 느껴지는 간절함이란 태산과 같았다. 모든 게 다 바스라지고, 먼지조차 남지 않더라도. 제가 살아숨쉬는 세상 하나를 빚고자 이 여우는 바보같이도 마지막까지 주둥이로 저를 굴의 밖으로 내놓으려 낑낑거리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바깥인데도 말이다.) ...죽으러 온 거 아니에요. 같이 죽으려고 온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시린.(네가 이렇게 벙찐표정을 한 걸 본적이 있었나? 새로운 기분이었다. 네 표정은 어느정도 일관적인 부분이 있었으니까. 저만 항상 다채로웠고, 너는 항상 제 뒤를 조용히 따라올 뿐이었다. 그게 세상의 이치라는 듯이.) ...안 죽었어요. 그런 나쁜 말하지 마요.(딱밤이라도 먹여주고 싶었는데 환자에게 할 짓은 못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았어.) ...나 지금 어떤 표정일 거 같나요? 찡그릴 거 같나요? 아니면 울고 있을 거 같나요. ...시린. 이미 내 표정 알잖아요. 저는, 시린을 다시 만난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웃고 있었는 걸요. 기억에 없었던 그때 처럼, 네 기억에 도 있는 그때처럼. 그리고 그 보다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네가 야화를 사랑하게 만든 선생님이 있었을 때처럼. 야화는 항상, 올곧게, 한 가지 방향으로 웃었음을 너니까 분명 알겠지. 그러니까 너는 지금 제가 무슨 얼굴인지 알겠찌.)
시린:...아무 기억도 안 나요. 나는 그저 신목 아래서 계속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는데, (이어진 네 말을 듣고 맥 빠지게 웃었다.) 그럼 내가 야화를 다시 만나러 간 게 아니라, 야화가 나를 만나러 온 건가요? (내가 갔어야 했는데. 제자 실격이네요. 하고 나직이 말했던가,) 그렇지만 야화, 내게 방울을 돌려주면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없어요. ...지금의 야화라면 알지 않나요? 불꽃놀이는, ...다시 언젠가 만나서 보면 될 일이에요. 야화가 기억한다는 그 시린이 야화를 감화시켰나요? ...나는 내가 모르는 나에게 진 거예요? (고개를 떨궜다. 곧, 혹은 네가 방울을 돌려줘 생명을 연장할 수 있어도 머지 않아 죽게 될 내가 왜 이런 미련들을 네게 쏟아낼까.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내 알 수 없는 행동들보다도 네 말을 더 알 수 없어서...) 모르겠어요, 야화. ...난 지금 야화가 말하는 나에게 질투가 나요. 도대체 뭘 했길래,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오래 기다린 나보다 지대한 영향을 준 건가요? (곧 네 옷자락을 쥐었다.) ...그 옛날 기억이 없는 나는, 싫은가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원래부터 잘 보이지 않던 시야가 눈물로 더옥 보이지 않게 되었다. 다만 여전히 네가 내 앞에 있다는 것만을 알 수 있었다.) ...모르겠어요. 나가지도 않을 거고, 죽으러 온 것도 아니라면 도대체 어떻게 할 거예요? 나는 그냥, 야화가 바깥에서 행복하게 살면 그걸로 만족하는데, 어째서... (꼬리를 바닥에 툭툭 쳤다.) ...몰라요. 지금 내 앞에 있는 야화가 특이한 야화라면, ...그럼 난 선생님 말 안 듣는 특이한 시린 할래요. (곧 죽을텐데, 괜히 이런 걸로 삐진다.) ...웃고 있겠죠, 분명. (손을 다시 올려서 네 입꼬리 즈음을 더듬었던가.)
야화는 당신의 귓가에 속삭이던 가느다란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방울의 사용법에 대해서 가르쳐주던, 낯설고도 귀에 익은 목소리…….
어째서 그 목소리가 생각난 건지 알 수 없습니다만,
누군가를 간절히 떠올리며 애타게 매달리는 마음이, 당신에게도 존재할까요.
야화:정말 시린도... 시린을 질투하면 어떡해요. 시린은 지지 않았아요. 지지 않았으니까, 여기에 제가 온 거예요. ...방울을 돌려주는 게 무슨 말인지 알아요. 돌려주지 않고 제가 신목으로 돌아가도 무슨 일이 생기는지 알고요. 어느 쪽이든 그렇게 이분법적으로만 생각하면 불행한 결말이 나와요. 시린도...억지로 생을 연장한다는게 뭔지 알잖아요. 약속 하나에 묶여서 끝없이 기다리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잖아요. 우리 그러니까 그거 이제 그만둬요. 네? 시린.(아마 너는 제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혼란스럽고, 당황스럽고. 그런데도 제가 죽으려고 구는 것처럼 보이니까. 아, 결국 너는 울음을 터뜨린다. 제 죽음 앞에서만 한없이 약해져서, 팔이 뜯어져나갈 때도 흘리지 않던 눈물을 작금에서야 흘린다.) 시린보다 더 제 삶에 영향을 준 이는 없어요. 시란만큼 저를 사랑해준 이가 없는 걸요.(아이 같이 매달리며 우는 너를 토닥였어. 네가 우는 저를 토닥이며 달래줬을 때처럼. 아니 그 보다 더 오래전. 선생님이 시린을 토닥여줬을 때처럼.) 싫을리가요. 우리 시린. 이렇게 이쁘고 똑똑한데 누가 싫어할까요. 제가 행복하게 사는 걸로...정말로 족해요? 그것만으로도 정말로...만족한다고 할 수 있어요? 아니잖아요. 그 방울을 제게 쥐어준 것 자체가, 그 다음을 바란 거잖아요. (네 얼굴보다도 감정표현이 풍부한 꼬리가 땅에 닿았다 떨어지는 걸 눈에 담았어. ...이 특이점에 있기 위해 우리는 처음으로 우리가 달고 있던 꼬리표 하나를 집어던진 게 아이러니했다. 저는 착한 야화를, 너는 말 잘드는 제자를. 던져놓고나서 서로를 바라보아도, 우리는 우리라는 점이. 눈물이 나고, 웃음이 나오도록 좋았다.)이것 봐요 잘 아네요. 네 저 웃고 있어요. 그때처럼 울다가 웃으면서 시린을 안심시키려고 웃는 게 아니라요... 정말로... 정말로 기뻐서 그래서...(어라, 분명 웃을 수만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네 울음에 옮은 걸까. 웃고 있는데 눈물이 차올랐다. 선생님은, 학생이 되어서 네 품에 안겼다. 너와 같은 신분이 되어서야 다시 만났다. 그 사이 기다린 네 수백년이 발화했다는 걸 드디어 증명한 셈인데. 웃고 있음에도, 왜 눈물이 날까. 그때와는 왜 반대로...) 시린, 시린. 엄청 보고 싶었고요. 그리웠어요. 기억 하나 없는데도, 얼굴을 보니 심장이 저릴만큼 그리웠어요. 색색깔 불꽃놀이 볼 때마다 시린이 생각나서 괴로웠어요. 책장 하나, 하나 넘길 때마다. 옛 가옥을 볼 때마다. 거기서 저와 공부했을 시린이 생각나서. 그거 못 잊어서 큰 고목만을 올려다볼 시린이 불쌍해서... 무얼 보아도 시린이 절 생각했듯이 저도 무얼 보아도 시린이 생각났어요.(이것은 야화의 이야기. 야화와 야화가 손을 잡고 쌓이고 쌓여 만들어낸 그리움의 끝. 이 서글픈 호수가 더는 외롭지 않게 꽃을 띄우자, 그러면 보랏빛 나비가 나빌레라 날라와서는 그 위에 내려앉겠지. 작게 수놓은 색이, 퍼지고 외로움은 그제서야 색을 먹는다. 외로움과 그리움이 있기에 지금이 애달픈 것이다. 괴로움이 있기에 기쁨이 기쁨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우리는 지나친 슬픔을 긴 시간에 걸쳐 느껴왔으니, 손을 잡고 온기로 슬픔을 녹이고 그 사이에서 희노애락을 함께하자. 우리에게는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 시린, 사랑해요. 이제 평생 함께 해요.
그 순간, 사방으로 둥근 바람의 파형이 퍼져 나갑니다.
당신의 이름을 부 르는 당혹스러운 시린의 목소리가 한 번 일그러지더니 휘말립니다.
가을바람이 폐허가 된 세상을 부드럽게 뒤엎습니다.
당신은 그와 함께 보낸 9월의 일부를 떠올립니다.
피를 타고 내려온 아주 오래된 과거까지도 생각해 냈을지 모릅니다.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처럼 멀어지던 그는 결국 당신에게 돌아올 거라 확신했습니다.
시린을 구하는, 지금 이 순간을 위해 방울이 계승되었다는 사실을요.
야화와 시린을 제외한 세계의 시간이 느릿하게 흘러갑니다.
‘시대의 계승자’ 야화의 특성, 시나리오 전용 기능치 <인연>이 추가됩니다. 야화는 방울의 소유자인 시린조차 지니지 못한 능력을 얻습니다. <인연>의 기본 수치는 50이지만, 마력 1을 투자해 10씩 올릴 수 있습니다. 최대치는 100입니다. 판정 성공 시, 야화는 시린을 포옹하는 것으로 시린에게 걸린 모든 저주와 속박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야화:(수많은 야화가 쌓여서 이루어낸 이걸 기적이 아니면 뭐라고 부를까. 이 기적의 시작은 아마... 방울을 처음 건네준 순간이 아니라, 저와 네가 만났을 그 시발점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시린, 선생님이던 제가 널 부른다.)(시린, 바보 같이 요괴들의 축제에 휩싸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한 제가 널 부른다.)(시린, 느닷없이 나타나 살기를 뿌리다 제 학교 축제에서 애걸복걸하는 널 제가 부른다.)(시린, 그리고 끝내. 지금의 제가 널 부른다.) 시린, 다녀왔어요...!(꼬옥, 너를 끌어안았따. 두려움이 있을리가 없었다. 너와 제가 쌓은 인연은 당연히 100퍼센트니까! 우리가 할 걸은 돌아갈 일 뿐이니까!)
인연 Roll
기준치: |
100/50/20 |
굴림: |
6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시린:(네가 가진 그 방울 소리가 들렸다. 그와 동시에 어릴 적 선생님 앞에 우뚝 선 내가 보인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너와 내 추억이 주마등처럼, 영화가 상영하듯 스쳐지나간다. 너와 내가 쌓은 인연의 끈이, 지금 한 곳에서 묶인다.) (야화, 선생님인 널 학생인 제가 부른다.) (야화, 인파에 밀려 사라진 널 찾으려 제가 널 부른다.) (야화, 네 앞에 앉아서 뻔뻔하게 풍선을 불어달라며 제가 널 부른다.) (야화, 그리고 끝내. 지금의 제가 네게 대답한다.) ...어서 와요. (두 손으로 마주 끌어안았다. 지금 네게 해 줄 수 있는 건 이것 뿐이었다.)
금빛 구슬이 맞닿은 두사람의 심장부에 스며듭니다.
한없이 잡아당기고 잡아당겨 언젠가 반드시 만나게 되어 있다고,
당신이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만큼 그 사람 역시 당신을 그리고 있다고,
세계를 절단하는 완전한 이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당신은 시린의 손을 잡고 신목 너머로 발을 내딛습니다.
여태까지 건너왔던 신목의 길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어둡고 컴컴한, 끝을 알 수 없이 긴 터널이 펼쳐집니다.
희미한 녹색 빛이 모여드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 둘 모여들던 빛은 이윽고 한 무리의 반딧불이 떼가 됩니다.
그 빛은 너무나도 따뜻하고 편안해, 이곳에 있던 많은 이들이 등을 켜고 당신을 배웅해주는 것만 같습니다.
이 빛을 따라가면 분명 길을 잃지 않을 테니까.
터널의 끝, 한점의 빛으로 가득 찬 입구가 보일 무렵 반딧불이는 하나씩 사라집니다.
아, 방금은 쿠라마 할멈의 웃음 소리가 들렸습니다.
신목 밖으로 마지막으로 내딛는 발걸음과 함께 수많은 목소리가 우글우글 메아리치다 흩어집니다.
시야에 어지러운 빛으로 들어차며 세계가 빙글 돌아갑니다.
넘어지기 전, 야화의 어깨를 시린이 잡아줍니다.
새까만 어둠과 적당히 찬 공기, 머나먼 곳에서 들리는 경적이 당신을 맞이합니다.
어둑한 학교 뒷산에 반딧불이는 보이지 않습니다.
뒤돌아보면, 신목이 있던 자리에는 평범한 나무 한 그루만이 우뚝 서 있습니다.
이것은 이야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결말입니다.
자, 다음 이야기를 적는 건 당신의 소임입니다.
이계로 발걸음을 내디딜 또 다른 당신에게 전해주는 편지가 되어줄 거예요.
끊어지지 않고 빙글빙글 돌아가며 엉키더라도 이어지는 이야기.
당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은 절대로 끝나지 않습니다.